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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지리학자 Dege의 카메라> 개막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관장 김종섭)은 한․독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전, 〈지리학자 Dege의 카메라〉를 12월 7일부터 2023년 10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산업화에 따른 농촌 인구의 사회경제적 조건 및 경관의 변화를 연구한 에카르트 데게(Eckart Dege)가 1970년대 마을 현지 조사 과정에서 기록한 도면, 지도를 포함하여 한국 여행과 답사의 과정에서 남긴 사진 등 다양한 자료들을 공개한다.

대한지리학회 종신회원인 에카르트 데게는 1942년 독일 엘빙에서 태어나 본(Bonn)대학에서 지리학, 기상학 등을 전공했다. 독일로 유학 온 故김도정(전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접한 후 1974~76년에 강원도 평창군 뒷골, 전라남도 진도군 헌복동 등 전국에 걸친 8개의 마을을 현지조사하며 한국을 연구했다. 그 기간 동안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객원교수를 역임, 독일로 돌아간 후에는 Kiel 대학교 교수가 됐다. 한국은 물론 북한을 방문해 연구했으며 독일에서 1930년대 한반도 연구로 유명한 헤르만 라우텐자흐(Hermann Lautensach) 독일 지리학자, 헤르만 라우텐자흐(1886~1971)는 1933년 백두산, 제주도 등 한반도 전역 15,000㎞에 이르는 현지 조사를 통해, 『KOREA』라는 명저를 저술하였다.

이후 대표적인 한국전문가로 통한다. 2013년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 관람을 계기로 최근 소중한 사진유물을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했다.

김종섭 박물관장은 “에카르트 데게 교수 기증 유물을 통해 잊혀져가고 있는 70년대 한국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고 하며 “주한독일대사관의 지원과 양국학생들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로 한독수교 140주년 기념의 의미가 더욱 빛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시는 양국 교류사에 이어 〈1971년 코레아〉, 〈Prof.Dr.Dege의 한국〉, 〈Dege의 카메라 속 서울〉, 전시 속 작은 전시 〈22년, 독일에서 온 시대인(市大人)〉등 4개의 작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국과 독일의 교류에 대해서는 정식 수교를 맺은 1883년 전후부터 1910년까지 독일 외교공관의 위치 변천으로 살펴본다. 1884년 낙동(駱洞)에 처음 자리 잡은 독일 공관은 이후 묄렌도르프가 살던 집(박동), 정동 등으로 이동한 변화를 관련 사진과 지도로 이해를 더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백동수도원 혜화문 옆 백동에 위치하여 불린 성베네딕토 수도원의 별칭으로, 국내 최초 남자 수도원이다.

사진첩은 한국에서의 수도생활과 교육활동으로 이어진 양국의 긴밀한 역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1971년 코레아〉에서는 에카르트 데게가 주목했던 1970년대를 농촌과 새마을 운동 자료를 통해 알아본다. 산업화가 확대됨에 따라 농업의 위축이 우려되던 시기에 생산성 증대, 선진 기술을 꾀하는 ‘농사개량·생활개선 홍보전단’과 같은 유물들은 발전상에 가려져 있던 농촌의 역동적인 면을 보여 준다.

에카르트 데게는 연구에 매진하는 기간에도 산업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한국의 경관 변화를 꼼꼼하게 남겼다. 그는 특히 서울, 부산, 목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던 생생한 현장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기록하였는데 대표적인 자료들을 〈Prof.Dr.Dege의 한국〉에서 확인 할 수 있다.

1963년 서울이 확장되면서 1970년대에 기존 도심은 점차 현대적인 도시로 변모하고, 개발은 한강이남, 여의도, 은평 너머까지 확대됐다. 에카르트 데게는 광화문의 학생들, 붐비는 명동거리, 다동의 좁은 골목, 무교로 확장공사를 지나치지 않고 촬영했다. 근무하던 경희대학교 교정에서 찍은 동대문구 파노라마 사진은 이제는 빌딩숲으로 가로막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자택 근처 산에 올라가 포착한 서대문구, 마포구 사진 또한 양화대교(제2한강교), 국회의사당 등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이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과 독일 교환학생 총 49명이 참여, 현재의 사진을 촬영해 70년대 사진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학생들은 추석 명절 내려간 고향에서 혹은 여름 여행이나 도심 나들이 때 에카르트 데게가 바라보았던 장소를 지금의 시점에서 사진으로 담아냈다.

전시 속 작은 전시로 엮은 〈2022년, 독일에서 온 시대인〉에서는 독일 교환학생들이 촬영한 사진들을 한 곳에 모았다. 경복궁, 광화문, 남대문시장 등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을 각자의 개성있는 사진들로 담아냈다.

또한 지난달 17일, 독일 현지 에카르트 데게 교수와 온라인으로 연결했던 글로벌 시민강좌 ‘데게 교수가 본 70년대 한국’ 영상을 선보인다. 이는 데게 교수의 지리학 연구, 한국생활 등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될 것이다.

조인숙(UIA 건축분과위원장, 건축사사무소 다리건축 소장)과 함께 서울시립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이루어진 글로벌 시민강좌 ‘데게 교수가 본 70년대 한국’에서는 한국을 연구하게 된 계기, 외국인으로서의 70년대 한국생활 등 재미있는 문답으로 현장 청중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강연현장의 분위기를 전시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전시는 무료 관람으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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