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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풀며 자국백신 고집하는 中…英전문가 "치명적 감염 위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유전자증폭(PCR) 검사소가 철거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유전자증폭(PCR) 검사소가 철거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나선 중국이 뒤늦게 '치명적인 오미크론 감염 물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서구에서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오미크론 감염을 통해 얻은 항체를 보유한 이들이 상대적으로 적어 오미크론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주요 도시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가 발생한 이후 방역 정책을 빠르게 완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린다 볼드 에든버러대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영국에서 우세종이 됐을 땐 영국인의 약 95%가 백신 접종이나 이전 감염 등 통해 항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예방 접종이나 감염을 통한 코로나19 항체 형성률이 낮은 편이란 추정이 나온다.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휩쓸던 지난 1월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최고 20만 명을 넘었다. 반면 중국은 철저한 봉쇄로 당시 하루 신규 확진자가 많아도 200명대였다.

또 중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취약 계층인 80세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65.7%, 3차 접종률은 40%에 불과하다. 런던 위생ㆍ열대 의대에서 신종 전염병을 연구하는 마틴 히버드 교수는 “우리는 홍콩에서 백신 접종 이력이 없는 노인 등 취약 계층에 오미크론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봤다”고 했다.

中 백신 접종률 높인다지만…효과 의문

지난해 12월 중국 수도 베이징에 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3~11세 어린이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등록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지난해 12월 중국 수도 베이징에 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3~11세 어린이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등록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중국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80세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90%까지 높이기로 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방역 전문가인 장원훙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지난 3일 한 의학 포럼에서 “고령자, 기저 질환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충분한 보호가 전염병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추가 접종 시 2가 백신(두 가지 바이러스종에 대응하는 백신)을 선택하고 이후 4차 접종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이 자국 코로나19 백신 접종만 고집하고 있어 백신 접종률 제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시노팜ㆍ시노백 등 중국산 백신은 코로나 19 감염과 중증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비상대응 국장은 브리핑에서 "중국이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서방 제약회사의 백신을 도입하는 게 '면역 보유층'을 확대하는 데 확실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 백신을 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을 내놨다.

“재앙 재현 가능성 적어” VS “200만 명 사망할 수도”

관변 논객으로 알려진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됐다″며 이같은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관변 논객으로 알려진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됐다″며 이같은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 당국의 방역 완화에 따른 결과 관측은 중국 내에서 엇갈리고 있다.

관변 논객으로 알려진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지난 3일 “오미크론은 정말 약해지고 있어 중국은 지난 2년간 서방 국가들이 겪었던 재앙을 재현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반면 줘자퉁 광시 좡족자치구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달 ‘상하이 예방의학’ 저널에 기고한 논문에서 “인구 600만 명의 홍콩에서 다섯 번째 오미크론 확산 당시 방역 완화로 6분의 1이 감염돼 1만 명당 15명이 사망했다”며 “인구가 14억 명인 중국에 이를 적용할 경우 한 차례 유행만으로 2억3300만 명의 감염과 209만3700명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한편 5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2만 9171명으로 전날보다 1718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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