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尹, 한·미 군수뇌부 관저 만찬…기도회선 "법과 원칙" 강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자유와 연대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그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들을 보듬는 길이고, 지금의 복합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수호”가 자신이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내건 소명이었음을 언급하면서 “이 자리에 서서 다시 한 번 새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소명을 받드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늘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길이라면 어떠한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고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대통령의 “법과 원칙”, “진정한 약자” 발언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관계 장관회의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했고, 지난 달 29일 국무회의에선 “산업 현장의 진정한 약자들을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6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법과 원칙,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며 ‘불법과 타협은 없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운송거부사태를 두고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주 참모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핵은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대북 정책을 펴왔다면 지금처럼 북핵 위협에 처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운송거부 및 파업 관련 불법행위 역시 굴복하면 비슷한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하고 있다. 2022.12.0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하고 있다. 2022.12.0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런 원칙론에 여론도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5%포인트 올라 40%대에 근접했다.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1월 28일~12월 2일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9%, 부정 평가는 1.9% 하락한 58.9%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수층(4.5%p↑)과 중도층(2.3%p↑)은 물론 무당층(10.2%p↑)도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직업군 중에선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의 지지율 상승이 두드려졌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2.2%p↓)을 제외한 20대(4.7%p↑)·30대(2.5%p↑)·40대(2.7%p↑) ·50대(3.8%p↑)·60대(2.2%p↑)에서 모두 상승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대전·세종·충청(2.2%p↑), 광주·전라(2.5%p↑), 정의당 지지층(6.0%p↑) 등에서 올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 개혁을 약속했고, 이는 노조에 속하지 않은 저소득 노동자 등이 호응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노조가 사회적 약자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 조직화하지 못한 이들의 반발 심리가 분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직업별로 보면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 말고도 농·임·어업, 가정주부의 지지율이 동시에 상승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9회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에게 12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여한 뒤 축하해 주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9회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에게 12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여한 뒤 축하해 주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날 조찬기도회 후 윤 대통령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9회 무역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수출을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고,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일자리의 원천”이라며 “복합 위기도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 수출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수출지원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또 “정상 외교가 철저히 우리 기업의 수출 촉진과 해외 진출에 초점을 맞춰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이집트, 폴란드, 사우디 등에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한 원전, 방산, 인프라건설, K-콘텐츠를 새로운 주력 수출 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尹, 한미 군 수뇌부 관저 만찬=윤 대통령은 최근 한남동 관저에서 한·미 군 수뇌부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금요일이었던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김승겸 합참의장을 비롯한 각군 총장급 장성들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 등을 초청해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고 한다. 일부 참모는 부부 동반으로 자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위협 속에 한·미 군 수뇌부를 격려하고, 함께 가자는 취지의 덕담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