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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광화문 응원후 출근"…16강 투혼이 부른 '미라클 모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새벽 전국민이 ‘미라클 모닝’을 맞는다. 오는 6일 오전 4시(한국 시각)에 열리는 한국과 브라질의 카타르월드컵 16강전 때문이다. 각각 오후 10시, 오전 0시에 열렸던  H조 조별리그와 달리 새벽 시간대지만 ‘출근 전 응원’, ‘밤샘 응원’에 나서는 등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달아올랐다.

“피곤은 내일의 나에게”…16강전 감동에 새벽잠 깨는 시민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리는 2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리는 2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찌감치 일어나 응원에 나선 뒤 곧바로 출근할 계획을 세운 회사원들이 적잖다. 회사원 이모(31)씨는 “친구들과 광화문 거리응원에 나갔다가 다같이 든든하게 국밥 한 그릇 먹고 각자 출근할 예정”이라며 “16강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어서 조별예선은 집에서 봤다. 그런데 선수단의 분투에 감동했고 거리응원의 열기도 2002년 못지 않아 보여 꼭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영하 3도로 예보된 추위도 열정을 막지는 못할 분위기다. 김재은(26)씨는 “막차를 타고 광화문에 12시 정도에 도착해 아침까지 응원할 예정”이라며 “롱패딩에 내복도 껴입고 가면 덜 춥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생들도 경기를 보기 위해 밤잠을 포기했다. 대학생 김도연(18)씨는 오전 1시에 집을 나서 광화문 거리응원을 한 뒤 곧바로 오전 9시 30분 첫 수업에 들어갈 참이다. 김씨는 “지난 경기에서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오늘도 시험 공부하느라 밤을 샜지만,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는 만큼 꼭 가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리는 2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리는 2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사원 김모(28)씨는 16강전 경기를 보기 위해 6일 연차를 냈다. 김씨는 “밤새 회사 동기들과 모여서 경기를 보며 밤을 지새울 예정이다. 한국전뿐만 아니라 일본전도 0시에 있으니까 같이 보고 싶다”며 “16강은 몇년 뒤에 또 가능할지 알 수 없으니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밤새 열기를 만끽하겠다는 이들도 많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축구펍(리버풀펍)을 운영하는 김성민(37)씨는 “토요일 오후에 SNS에 브라질전 예약 공지를 올렸는데, 1시간만에 120석이 전부 마감돼버렸다. 경기 시간이 새벽 4시인데 이렇게 빨리 마감될 줄은 몰랐다”며 “경기 관람 후 바로 출근하겠다는 직장인이 절반, 학생이 절반 정도”라고 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승패는 중요치 않아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황희찬, 조규성 등 선수들이 태극기와 함께 그라운드를 달리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황희찬, 조규성 등 선수들이 태극기와 함께 그라운드를 달리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밤샘 각오를 세우게 한 건 국가대표팀이 지난 2일 포르투갈전에서 보여준 투혼이었다. 취업준비생 신경연(24)씨는 “선수들이 계속 두드리다가 결정적인 골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 하는 힘을 받았다”며 “취준생이라서 특히 무기력한 연말이었는데, 선수들의 단단한 눈빛에 큰 힘을 얻었다. 그래서 이번 경기도 꼭 챙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조정호(31)씨는 “세계 최강 팀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결과 예상은 서로 엇갈렸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는 데 마음이 모였다. 김민수(60)씨는 “극적인 골과 투지 덕분에 브라질전 승리도 문제없을 것 같다”면서도 “앞선 경기들에서도 느꼈지만, 결과를 떠나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다면 우리도 충분히 즐겁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정민(27)씨는 “질 것 같지만, 싱겁게 막 질 것 같지는 않다. 선수들의 투혼과 투지를 보기 위해 경기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전 거리 응원은 오는 6일 오전 0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수원 컨벤션센터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광장에 약 1만 5000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내다보고, 경찰관 65명과 기동대 6개 부대(380여명), 특공대 20명을 배치한다. 서울시는 한파대비 비상대피 공간을 지난 포르투갈전 운영했던 텐트 4동에서 6동으로 늘리고 핫팩을 준비할 계획이다.

광화문역을 지나는 5호선 운행은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하며, 경기가 끝나는 오전 6시 전후로는 2·3·5호선을 2회씩 더 편성한다. 이날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대한민국은 먼저 진행되는 일본-크로아티아 경기의 승자와 8강전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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