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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내일 총파업…대오 균열 속 무늬만 총파업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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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가 12일째 이어진 5일 오전 경기 의왕시 의왕ICD제1터미널에 몇몇 화물차들이 운행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가 12일째 이어진 5일 오전 경기 의왕시 의왕ICD제1터미널에 몇몇 화물차들이 운행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이 6일 총파업에 나선다. 총파업은 말 그대로 민주노총 산하 조직을 총동원해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일시에 파업 투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공언대로 총파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대·기아자동차, 철도 등 주력부대의 대거 이탈과 12일째 집단 운송 거부를 벌이고 있는 화물연대마저 동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서다.

민주노총은 6일 전국 15개 거점에서 '전국 동시다발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대회'를 열고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3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역 인근과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총파업 구호로 '화물 총파업 투쟁 승리, 윤석열 정부 노동탄압 분쇄'를 내걸었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를 기회로 여타 산업부문이 참여하는 총파업으로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총파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파업의 여파 또한 미미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총파업 총력 투쟁 선포 및 개혁 입법 쟁취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24일 0시부터 총파업을 선언했었다. 당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투쟁의 위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갈 것"이라며 "민주노총 투쟁이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확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초라했다. 총파업 선언과 동시에 균열이 생기더니 대오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서울대병원과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하루 만에 파업을 끝냈다. 서울교통공사(지하철), 대구교통공사, 철도공사 등 파업을 예고했던 대규모 공공 사업장은 잇따라 파업 돌입 직전에 투쟁방침을 접고 일터로 복귀했다.

현대·기아차 등 민간 주력부대에선 이미 임금·단체 협상이 끝났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에 따르더라도 사업장 가동이 멈추지는 않을 전망이다. 노조 간부만 지침에 동참하는 형태로 파업 시늉만 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화물연대만 12일째 집단 운송 거부를 하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정부의 강경 대응과 운송개시명령 조치가 취해지면서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이 현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건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조선 3사의 파업이다. 그러나 현대 조선 3사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지원이나 윤 정부 노동정책 규탄보다는 임금인상과 같은 사업장 내부 근로조건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을 빚고 있어서 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에 따른 대오 형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5일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화물연대는 정당성과 명분 없는 운송거부를 즉각 철회하라"며 "민주노총의 투쟁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국민적 지지와 신뢰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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