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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에 핵항모 더 온다…美 "동맹 지킬 핵전력에 44조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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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이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 핵추진 항공모함 한 척을 더 투입한다.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과 이를 지켜만 보는 중국에 대한 군사적인 압박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 해군 연구소 뉴스(USNI)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 3함대 소속 핵추진항공모함 니미츠함이 미 본토에서 서태평양으로 출항했다고 전했다. 이로서 미 7함대 관할인 서태평양 지역에 핵항모 2척이 동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20년 6월 23일 필리핀해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니미츠함 등 핵항모 2척이 훈련하는 모습. 사진 미 국방부

미 해군 연구소 뉴스(USNI)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 3함대 소속 핵추진항공모함 니미츠함이 미 본토에서 서태평양으로 출항했다고 전했다. 이로서 미 7함대 관할인 서태평양 지역에 핵항모 2척이 동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20년 6월 23일 필리핀해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니미츠함 등 핵항모 2척이 훈련하는 모습. 사진 미 국방부

미국 군사 전문 매체인 미 해군 연구소 뉴스(USNI)에 따르면 미 3함대 소속 핵항모 ‘니미츠함’(CVN 68)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기지에서 제11 항모타격단을 이끌고 서태평양으로 떠났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의 ‘로널드 레이건함’(CVN 76)과 함께 미 7함대 관할인 서태평양에 핵항모 2척이 동시에 배치되는 셈이다.

이뿐 아니라 경항모급인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LHA 6)도 현재 일본 사세보 기지에 대기중이다.

앞서 미 해군은 유럽에 배치했던 최신예 핵항모 ‘제럴드 포드함’(CVN 78)을 미 본토로 귀환시켰다. 그 대신 니미츠함이 출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미츠함의 갑판에서 F/A-18 수퍼호넷 전투기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니미츠함의 갑판에서 F/A-18 수퍼호넷 전투기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통상 미 해군이 평시에 핵항모를 3척 정도 운용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현재 유럽에 배치된 1척(조지 H. W. 부시함ㆍCVN 77)을 제외하면 동아시아 지역에 화력을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번 전개를 두고 군 안팎에선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고 추가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백악관은 지난달 14일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이같은 상황을 사실상 예고했다. 당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건설적 역할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지 못 하면)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ㆍ안보적 주둔 강화를 의미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군이 지난달 22일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 727)의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 배치 상황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 역시 같은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핵전력 세대교체 예고

이런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 미국에서 열린 레이건국방포럼에서 2023회계연도 국방예산과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 등을 방어하기 위한 핵전력 예산에 340억 달러(약 44조원)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ICBM으로 구성된 육ㆍ해ㆍ공 핵 운반 삼축 체계(nuclear triad)를 계속 현대화하고 핵 지휘통제통신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미국과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일본,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전략적 공격을 억지하는 궁극적인 방어벽으로서 안전하고 확실하며 효과적인 핵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규모는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국방예산 7730억 달러(약 1001조원) 중 4.4%에 해당한다. 다만 현재 미 민주당과 공화당 간 협상이 교착되면서 국방예산은 계류 중인 상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노스롭 그루먼 공장에서 열린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출고식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노스롭 그루먼 공장에서 열린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출고식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핵전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6년부터 실전 배치할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를 지난 2일 처음 공개했다. 또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을 대체할 컬럼비아급 차세대 SSBN도 지난 6월 건조에 들어갔다. 차세대 ICBM인 센티넬(Sentinel)도 2029년께 배치할 계획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냉전 이후 미국은 제대로 핵전력 세대교체를 하지 못했다”며 “이번 증강 계획은 2030년까지 1000여기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핵 능력 강화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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