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학생증, 4년간 총장 아닌 환경단체 직인 찍었다

환경단체 직인이 찍힌 서울시립대 학생증. 연합뉴스

서울시립대가 4년 가까이 대학 총장 직인이 아닌 환경운동단체 직인이 찍힌 학생증을 발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시립대는 즉시 발급을 중단하고 내년 2월까지 새 학생증을 제작해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서울시의회 박강산(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시립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립대는 2019년 4월 23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3년 7개월 동안 문제의 학생증을 학생들에게 발급했다.

학생증 오른쪽 하단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이라는 문구 끝에 빨간색으로 총장 직인이 찍혀야 하는데,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의인'이라고 적힌 직인이 잘못 찍힌 것이다.

이 학생증은 매년 시립대에 입학하는 신입생 1700여명에게 발급됐고, 재발급 등을 포함하면 7000건 이상 발급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시립대는 최근 '총장에게 바란다'를 통해 민원이 접수되자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

시립대 측은 "학생증 카드 제작 업체가 용역업체의 리소스파일에 포함된 직인을 그대로 받아 사용했다"며 "직인의 크기가 5×5㎜로 글자체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 재임 총장 2명과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어떤 관계도 없다"고 했다.

현재 학생증 디자인 교체 작업을 추진 중인 시립대는 이달부터 신규 학생증 발급을 시작해 내년 2월까지 전면 교체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