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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커제의 멀리 뛰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본선 32강전〉 ○ 박정환 9단 ● 커제 9단

장면 4

장면 4

장면④=백이 좋다고 하지만 그 차이는 1, 2집에 불과하다. 예전엔 이런 바둑을 그냥 ‘팽팽하다’고 했다. AI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초반의 1집은 예상 승률에서 무려 10% 차이를 낸다. AI의 세계에서 1집은 어마어마하다. 인간도 이제는 그 차이에 매달린다.

커제는 흑1로 달렸는데 왜 이렇게 멀리 뛰었을까. 박정환은 즉각 백2로 절단했다. 흑의 멀리 뛰기가 신기하다. 죽음을 알면서도 이렇게 멀리 뛴 이유가 궁금하다.

AI의 행마

AI의 행마

◆AI의 행마=AI는 흑1이란 놀라운 행마를 선보인다. 이 옆구리 붙임은 예전부터 익히 알려진 맥점. 그러나 지금과 같은 위태로운 장면에서 이런 수법을 쓴다는 게 놀랍다. 백6 넘을 때 흑7로 끼우면 앞날을 알 수 없는 흙먼지 자욱한 전쟁이 시작된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에서 커제는 끊어진 한 점을 흔쾌히 버렸다. 이곳 백집이 통통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흑의 승률은 30%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흑1을 선수할 수 있어서 이 흑대마도 안전을 확보했다. 선수를 잡은 커제는 멀리 흑5의 요소를 차지했다. 말하자면 흑도 사석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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