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승우의 PICK] 브라질 몸값 1위는 네이마르? 그 위에 비니시우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브라질 팀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비니시우스가 스위스전에서 특유의 메롱 골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잠시 후 노골로 판정이 번복됐다. [신화=연합뉴스]

브라질 팀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비니시우스가 스위스전에서 특유의 메롱 골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잠시 후 노골로 판정이 번복됐다. [신화=연합뉴스]

살면서 기적을 체험할 기회가 몇 번이나, 아니 있기나 할까. 지난 3일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 포르투갈전(한국 2-1승)은 선수뿐 아니라 우리 모든 국민이 기적을 경험한 경기였다.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과 그들을 믿고 응원한 팬들이 하나가 돼 역사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형(30·토트넘)이 찔러준 패스를 (황)희찬이 형(26·울버햄프턴)이 골로 마무리한 그 장면. 짧지만 강렬했던 그 0.1초의 기억이 머릿속에 선명히 남았다. 이 흐름과 기세를 살리면 못 이길 팀이 없을 것 같은데, 얄궂게도 다음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우승후보 1순위 브라질이다.

브라질 간판스타이자 전술의 구심점은 네이마르(30·파리생제르맹)다. 지난 6월 국가대표 평가전(한국 1-5패) 당시 한국 팬들로부터 ‘네이마루’라는 별명을 얻고 웃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유럽축구 통계전문사이트 트랜스퍼 마르크트가 이번 대회 직전 발표한 출전 선수 시장가치(추정 이적료, 속칭 몸값) 순위에서 브라질 넘버원은 따로 있었다.

모두 네이마르를 봤겠지만, 주인공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레알마드리드)다. 시장가치가 무려 1646억원. 흥민이 형(960억원)을 포함한 한국 선수 전체(2257억원)와 별 차이가 안 난다.

비니시우스는 축구 황제, 신동, 천재가 넘쳐나는 브라질에서도 어릴 때부터 주목받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2015년 남미 15세 이하(U-15) 챔피언십에서 득점 2위에 오르며 국제무대에 존재를 알렸다. 2년 뒤 남미 U-17 챔피언십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며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도드라진 약점이 없다. 비니시우스는 스피드와 테크닉, 피지컬, 민첩성, 볼키핑력, 동료들과의 연계 등이 다 우수하다.

데뷔 초기엔 득점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52경기에서 22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에도 21경기 만에 10골을 기록했다.

주 포지션은 왼쪽 윙 포워드다. 네이마르가 선발 출장한 G조 1차전 세르비아전(2-0승) 때의 포지션이다. 한국 위험지역의 오른쪽 수비를 책임질 (김)문환이 형(27·전북)을 중심으로 수비진의 조직적 대처가 필요하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인 네이마르가 16강전에 나오더라도 100% 컨디션은 어렵다. 브라질은 비니시우스가 맡는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한국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비니시우스는 골을 넣으면 종종 그라운드 주변 카메라 앞으로 다가가 ‘메롱’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TV 중계로 지켜볼 땐 ‘재미있는 친구네’라고 생각하며 웃었다. 이제 브라질과의 16강전을 앞두니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 됐다.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 내내 보여준 헌신적 플레이로 비니시우스의 입을 다물게 해주길 기원한다.

이승우 해설위원, 수원FC 선수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