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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효과' 대박난 울산 고래여행선…"고래 학대 관광" 발칵

중앙일보

입력

2011년 참돌고래 300여 마리가 울산시 울기등대 동쪽에 운항 중이던 고래바다여행선 주위에서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참돌고래 300여 마리가 울산시 울기등대 동쪽에 운항 중이던 고래바다여행선 주위에서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인기에 힘입어 올해 울산 고래바다여행선이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이용객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래바다 여행선 이용객 최다 
2일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고래바다여행선 이용객은 2만6848명으로 조사됐다. 2018년에는 2만 2932명, 2019년 1만6094명, 2020년 5391명, 지난해 7706명 등으로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승객이 탑승했다.

올해 고래바다여행선 정기 운행은 지난 4월 2일 시작해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여행선은 고래 탐사 140회와 연안 투어 21회 등 총 161회를 운항했다. 아쉽게도 올해 고래 발견은 총 10회에 그쳤다. 고래 발견율이 높은 7~8월 울산 앞바다에 냉수대가 형성되면서 먹이 형성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울산남구도시공단 관계자는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인기 드라마 효과, 지역 호텔과 연계한 ‘고래바다여행선 타고 호캉스 가자’ 이벤트 등으로 탑승객이 크게 늘었다”며 “무엇보다 드라마 우영우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올해 6~8월 방영된 드라마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신입 변호사 성장기를 그린 법정·휴먼 드라마다. 극중 주인공 우영우는 유독 고래를 좋아한다.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가 떠오를 땐 상상 속 고래가 수면 위로 뛰어오를 정도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고래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전국 유일의 고래 관광지인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 관광객이 몰렸다. 정부는 2008년 고래잡이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장생포 일대 164만m²를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로 지정했다. 고래문화특구에는 고래문화마을 뿐만 아니라 고래박물관·생태체험관·울산함·웰리키즈랜드·고래바다여행선·모노레일 등 7개 시설이 있다. 특히 올해는 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기 위해 타지에서도 관광객들이 몰렸다.

고래문화특구 방문객 절반 이상이 외지인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고래문화특구 방문객의 56% 정도가 울산 이외 다른 지역 관광객으로 집계돼 5년 만에 처음으로 타 지역 방문객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방문객은 울산시민 1만1143명, 타 지역 방문객 1만4994명, 외국인 관광객 711명으로 조사됐다.

울산 남구 고래바다여행선.

울산 남구 고래바다여행선.

반면 고래 관광 자체가 고래 학대라는 동물단체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올해 몇 차례 논평을 내 “고래를 찾아다니는 여행선과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들에게 하루에 세 번 조련사가 먹이를 주면서 인위적인 동작을 선보이는 고래생태체험관 등은 고래 학대 관광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래 생태관광을 위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시민연대는 이와 관련 논평에서 “울산은 물이 따뜻해지는 7~8월에 고래발견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며 “제주도와 같이 민간관광 선박이 관광객에게 고래를 보여주기 위해 고래를 ‘스토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관련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래 관광을 반대하는 내용의 포스터. [사진 핫핑크돌핀스]

고래 관광을 반대하는 내용의 포스터. [사진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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