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尹 살려준다"…파업이 부른 여야 지지율 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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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 8일째인 1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 8일째인 1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파업 더 길게 하길, 더불어민주당 극성 지지자도 욕하기 시작함.”

화물연대 총파업 9일째로 접어든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시멘트·레미콘 출하 작업이 차질을 빚은 데 이어 전국 주유소 곳곳에서 석유 제품 품귀현상이 일어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이 큰 청년층을 중심으로 파업에 공감을 못하는 기류가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가 이번 파업 사태에 비판적인 건 파업의 명분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일 민주노총이 발표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성명서에 대해선 “이게 파업 이유냐”고 지적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에선 3·9 대선과 6·1 지방선거를 거치며 2030세대의 탈(脫)이념화 흐름이 분명해졌다고 보고 있다. 노동자로서의 권익이나 근로 조건과 무관한 정치적 구호에 젊은층이 호응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흐름이 이어지자 국민의힘도 “국민의 불편은 아랑곳없이 불법 파업마저 정권 퇴진 운동에 이용하는 모양새”(주호영 원내대표)라며 파업의 정당성을 흔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30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은 1~8호선 기준으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30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은 1~8호선 기준으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연합뉴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선 민노총의 강경 파업이 여권에 다소나마 반사이익을 주고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조사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3%포인트 상승한 35%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33%로 같았다. 9월 3주차 조사에서 35%를 얻어 31%를 기록한 민주당을 앞섰던 국민의힘은 거의 석 달 만인 11주만에 민주당을 다시 앞섰다. 이런 차이는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층이 이끌었다. 지난주 조사에 비해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포인트(24%→28%) 오른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4%포인트(35%→31%) 떨어졌다.

이런 양상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에서도 나타난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률은 전주에 비해 1%포인트 오르고, 부정률은 2%포인트 하락해 변동폭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세부 답변 내용을 보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로 ‘공정·정의·원칙’과 ‘노조 대응’을 대는 비율이 각각 7%포인트와 8%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갤럽은 “최근 6주간 윤 대통령 직무 평가의 표면적 변화는 미미했으나, 매주 직무 평가 이유는 달라졌다”며 “이번주 긍정 평가 이유에서는 원칙과 노조 대응,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소통과 인사 관련 언급이 늘었다”고 밝혔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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