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6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후 첫 번째 인사인 만큼 ‘뉴삼성’ 비전이 담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안정 속 혁신’ 기조 속에 글로벌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쇄신 인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부문별로 해외·국내사업장의 퇴임 대상 임원을 통보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만 부사장 십여명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상무급’ 임원들도 상당수 퇴임 통보를 받은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전 부문에 걸쳐 수십 명의 임원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글로벌 경기 하락 등으로 내년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인적 쇄신’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은 퇴임 임원 통보가 끝나고 신규 임원 선임과 보직 결정 등이 마무리되는 오는 6일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올해 인사를 발표한다. 이튿날인 7일 승진 대상자를 발표하고, 9일에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7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인사도 비슷한 시기로 맞춰진 셈이다. 작년 인사에서는 가전·TV·스마트폰을 총괄하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반도체의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투 톱 체제’ 진용을 갖췄다. 일각에서 과감한 조직 개편 예상도 있었지만 앞서 정기 인사를 한 다른 대기업처럼 ‘안정 속 혁신’을 꾀할 것이란 시각이 더 크다.
이재용 회장 취임 첫해인 데다, 경기 하락으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수장(首長)을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종희·경계현 체제가 1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현 체제 유지에 방점을 찍되, 인사 전반에 걸쳐 이재용 회장의 ‘밑그림’이 담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선 지난 10월 돌연 사임한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후임도 발표할 예정이다.
30대와 40대 젊은 리더를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40대 부사장 10명과 30대 상무 4명을 선임했다. 이 회장이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던 만큼 외부 인사 수혈도 예상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깜짝 발탁 인사’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삼성전자 역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성 계열사의 사장급 이상 임원 중 여성은 이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그룹 내부에서는 삼성전자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과 지난해 승진한 생활가전사업부 양혜순 부사장 등이 첫 여성 삼성 사장 타이틀에 근접한 것으로 거론된다. 현재 삼성전자 여성 최연소 임원은 메타(옛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VR 출신의 윤가람(40) 삼성리서치 상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