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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 전쟁 끝낼 생각 있다면 대화할 준비돼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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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9개월을 넘기며 장기화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장 푸틴과 접촉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매우 신중하게 말을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가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면 나는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간 러시아의 지도자에게 전한 입장 중 가장 열려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그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돌려왔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현재 푸틴과 만날 계획이나 의지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했다. AFP=연합뉴스

다만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푸틴에게 그럴 의사가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대화가 진행된다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과 협의를 통해서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의 타협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선 우크라이나인이 협상의 시점과 조건을 결정하도록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과 프랑스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공조를 강화하고 전쟁이 야기한 경제적 어려움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 안보 관련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말했듯 러시아는 절대로 대화를 피하지 않는다”며 “미국 대통령 또는 내각 관료로부터 제안이 온다면 대화를 끊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2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취재진에 “미국이 여전히 러시아의 새로운 영토를 인정하지 않아 논의를 위한 공통의 토대를 찾는 문제를 매우 복잡하게 하고 있다”며 “만약 그들의 조건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라면 러시아는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11월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지사 및 러시아 지역 수장들과의 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11월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지사 및 러시아 지역 수장들과의 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하지만 러시아 내부에서도 평화 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가 지난 10월 20~26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화 협상을 바라는 여론이 꾸준히 늘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러시아에 총동원령이 선포될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88%는 현 상황이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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