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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딱 찍혔다...화물연대 비조합원에 쇠구슬 날린 간부 조합원 3명 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부산신항에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비조합원이 모는 화물차에 쇠구슬이 날아든 사건 관련, 경찰이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신항 인근에서 운행하던 트레일러에 쇠구슬 추정 물체가 날아와 자동차 유리창이 깨졌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신항 인근에서 운행하던 트레일러에 쇠구슬 추정 물체가 날아와 자동차 유리창이 깨졌다. 연합뉴스

경찰 “범행 전후 ‘용의차’ 함께 타고 다닌 3명”

부산경찰청은 2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시 강서구 부산신항 집회장소 내 화물연대 김해지부 사무실에서 ‘쇠구슬 사건’ 용의자 3명을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40대인 이들 3명은 화물연대 간부 조합원으로 파악했다.

이들 3명은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신항 인근에서 운행 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 화물차 2대에 각각 쇠구슬로 추정되는 둥근 물체를 쏜 혐의(특수상해 등)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화물차 2대 앞 유리가 파손됐고, 운전자 2명 중 1명은 차 앞 유리 파편이 튀면서 목 부위를 다쳤다.

경찰은 이들 3명이 쇠구슬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사된 곳으로 보이는 화물연대 소속 방송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와 피해 화물차 블랙박스 등을 분석, 이들 3명이 범행 전후 용의차에 탑승하고 이동했던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쇠구슬 사건 당시 해당 용의차는 피해 화물차 2대의 맞은편 도로에서 달려오고 있었고, 차량이 교행한 뒤, 차 앞 유리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용의자 3명이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쇠구슬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6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화물차 쇠구슬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쇠구슬.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달 26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화물차 쇠구슬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쇠구슬. 사진 부산경찰청

범행 전, 새총 추정 도구 사용 모습 CCTV 찍혀

경찰은 당시 쇠구슬 발사 범행이 일어나기 전, 이들 3명 중 1명이 사건 현장 인근에서 새총으로 추정되는 불상의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우선, 경찰은 해당 용의자가 방송차의 운전석 뒷좌석에 탔던 점을 미뤄 쇠구슬을 발사한 당사자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비조합원 차량을 향해 직접 쇠구슬을 쏜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2009년 화물연대 운송거부 당시 경북 경주와 포항에서 참가자들이 비참여 화물차를 향해 새총으로 쇠구슬을 쐈다가 검거된 적이 있다.

앞서 경찰은 범행 현장 도로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지름 1.5㎝ 크기 쇠구슬 2개를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요청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부산신항 집회 현장과 화물연대 방송차, 김해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 용의차인 방송차에서 범행 현장에서 발견한 쇠구슬과 비슷한 크기의 쇠구슬 1개와 차량 운행일지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체포한 용의자 3명을 부산 강서경찰서로 호송했다. 조사는 곧바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들 3명은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사와 면담 후 조사받겠다”라는 취지로 경찰에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 3명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화물연대 비조합원 차량에 누군가 계란을 던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달 29일 화물연대 비조합원 차량에 누군가 계란을 던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부산경찰청

운송거부 미동참 비조합원 상대 ‘공격’ 계속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가 2일로 9일째 접어든 가운데 비조합원 화물차에 쇠구슬뿐만 아니라 날계란·라이터·마이크까지 날아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산신항 4부두 인근 집회현장에서 정상 운송 중인 화물차량에 마이크를 던져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화물연대 소속 간부 1명이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전날에는 부산신항 선원회관 앞에서 운행 중인 비조합원 화물차 앞 유리에 라이터를 던져 화물운송을 방해한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경찰이 해당 조합원을 체포하려 하자 경찰은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폭행하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조합원 2명도 함께 붙잡혔다.

이와 함께 지난 27일 부산시 남구 신선대부두 앞 도로를 운행 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 앞 유리창에 계란이 날아드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도로에서는 달리는 화물차에 승용차가 접근, 날계란 2개를 던지는 사건도 발생, 경찰은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지난달 29일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는 화물차가 화물 연대파업 집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는 화물차가 화물 연대파업 집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부산항에 5000여명 운집…경찰 “불법행위 엄정대응”

부산경찰청은 오는 3일 부산신항에서 예정된 ‘민주노총 영남권 노동자대회’ 관련 “불법행위에 엄정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당 노동자대회에 5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은 정상 화물운송 차량에 대한 운송방해, 시설점거 등 주요 불법행위가 예상되는 항만·물류터미널 등 주유 물류거점에 총 12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가 화물 운송을 방해할 목적으로 출입구 봉쇄, 위험물 투척, 차량파손, 운전자 폭행 등 불법행위를 강행하면 현장검거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최근 일부 회복세를 보인다.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한 지 4일째였던 지난달 27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상시(2만392TEU)의 12.4%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28일부터 점차 회복, 지난 1일에는 59.8%까지 높아졌다.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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