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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 세계 완파"…中실체 까발리는 '리선생'에 공안 혈안됐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11월에만 팔로워가 약 63만명이 늘어 약 78만 팔로워를 보유한 한 중국 트위터리안.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师不是你老师)라는 활동명을 가진 그는 지난 한 달간 공안 당국의 검열을 피해 중국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유명 인사가 됐다.

실명 대신 어릴 적 별명을 쓴다는 ‘리 선생님’은 하루에 최소 10개 이상의 게시글을 올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미 CNN 방송 등 서방 외신도 그가 올린 현장 사진과 영상을 벌써 여러 차례 인용했다. 일각에서는 ‘한 사람의 힘으로 세계 언론을 완파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리 선생님의 트위터 팔로우 수는 11월 한달동안 약 63만 명이 늘었다. 그는 1일 ″내게 메시지 주는 모든 기여자들에게 감사하다. 당신들의 용기와 행동이 지금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한다.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말라. 나는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사진 트위터

리 선생님의 트위터 팔로우 수는 11월 한달동안 약 63만 명이 늘었다. 그는 1일 ″내게 메시지 주는 모든 기여자들에게 감사하다. 당신들의 용기와 행동이 지금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한다.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말라. 나는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사진 트위터

리 선생님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래 네티즌들의 글을 자주 읽고 받아서 올렸는데, 사람들이 제가 그런 활동을 한다는 걸 아니까 이번에 본인 계정과 개인 신분이 털려 공안의 공격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이들이 그런 글과 영상을 보내왔다”고 자신의 활동을 설명했다. 시위가 격렬했던 날에는 1초에 30~40개의 사진과 영상이 들어왔다고 한다.

사람들이 보내오는 사진과 영상을 단순하게 올리는 건 아니다. 리 선생님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진위를 판단해 올린다고 했다. 그는 “같은 사건을 10명이 보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 명만 보낼 경우에는 거짓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리 선생님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과 영상을 보내주실 때 시간, 장소 등 자세한 사항을 같이 보내달라”며 “내가 잘못된 콘텐트를 올리면 수많은 루머가 생성되기 때문에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글을 공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밤 광저우시 하이저우구에서 경찰들과 시민들의 충돌 영상을 전달하며 ″밤 11시에 발생했고 아직 자세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달했다. 외신은 기사에 이 트윗의 링크를 삽입하기도 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밤 광저우시 하이저우구에서 경찰들과 시민들의 충돌 영상을 전달하며 ″밤 11시에 발생했고 아직 자세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달했다. 외신은 기사에 이 트윗의 링크를 삽입하기도 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그런 리 선생님을 중국 공안 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 글을 통해 “중국 사이버군이 내 계정을 점점 더 공격하고 게시글을 올리는 걸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공안이 자신의 집에 찾아가 가족에게 자신의 행방을 물어본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또 “공안을 자처하는 네티즌들이 ‘당신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으니 죽어라’고 협박한 적도 있고 이번 시위 기획자가 나라는 허위 사실이 퍼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 선생님은 이러한 공격에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나는 단지 일어나고 있는 일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게 보도하고 있을 뿐”이라면서다. 그는 “중국에서는 돌발 상황이 생기면 즉시 가려지고 사라져서 소식이 퍼질 수 없다”며 당국의 언론 통제도 비판했다.

리 선생님은 “지금 트위터의 중국어 커뮤니티에는 국내에서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역할은 벽(중국)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고,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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