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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16강행 호주의 기적, 팬들 “공휴일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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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극적인 뒤집기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호주 대표팀의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왼쪽에서 두번째)이 미철 듀크(왼쪽)를 비롯한 선수들과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극적인 뒤집기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호주 대표팀의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왼쪽에서 두번째)이 미철 듀크(왼쪽)를 비롯한 선수들과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호주가 카타르월드컵에서 극적인 막판 뒤집기로 16강에 진출했다.

호주는 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덴마크를 1-0으로 꺾었다. 덴마크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4강에 올랐던 축구 강국이다. 이로써 호주(승점 6)는 2승1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 프랑스(승점 6·2승1패)에 이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호주(골득실 -1)는 프랑스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프랑스(골득실 +3)에 밀렸다. 호주는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6년 만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호주는 독일 대회부터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대회에선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같은 시간 열린 또 다른 D조 경기에선 튀니지가 프랑스를 1-0으로 꺾었다,그러나 튀니지는 호주의 승리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튀니지(승점 4)는 1승1무1패로 대회를 마쳤다. 덴마크(승점 1)는 1무2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호주는 또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로는 처음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카타르(3패)와 이란(1승2패)은 탈락했다.

호주는 지난 6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페루를 따돌리고 카타르 행 막차를 탔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4로 역전패했다. 호주는 그러나 튀니지와의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 희망을 살렸다. 그리고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와의 3차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승리해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호주의 난민 출신 선수들도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호주대표팀 26명 중엔 수비수 밀로시 데거넥과 토머스 뎅, 공격수 아웨르 마빌과 거랭 쿠얼 등 난민 출신 선수가 4명이나 된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데거덱은 세르비아와의 전쟁을 피해 가족과 함께 호주에 정착했다. 뎅, 마빌 그리고 쿠얼은 아프리카 수단 출신이다. 모두 내전을 피해 호주로 이주했다. 쿠얼은 지난달 24일 1차전에서 호주 대표팀 역대 최연소(18세)로 월드컵에 데뷔하는 기록을 세웠다. 마빌은 최근 인터뷰에서 “호주는 우리 가족을 받아줬고, 새 삶을 살 기회를 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늘의 월드컵

오늘의 월드컵

호주 전역에서는 축구 팬들이 아침까지 폭죽을 터뜨리는 등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이날 호주-덴마크전은 호주 동부 시간으로 오전 2시에 시작했는데 호주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수천 명의 팬은 폭죽을 터뜨리면서 응원가를 불렀다. 일부 팬들은 ‘공휴일을 달라’는 팻말을 흔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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