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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온 동장군…드디어 설국이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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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스키 시즌이 시작됐다. 따뜻한 날씨 탓에 예년보다 개장이 늦어졌지만 2일 휘닉스평창, 용평리조트 등 평창 지역 스키장부터 문을 연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벗고 즐기는 첫 겨울인 만큼 모처럼 스키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포토]

스키 시즌이 시작됐다. 따뜻한 날씨 탓에 예년보다 개장이 늦어졌지만 2일 휘닉스평창, 용평리조트 등 평창 지역 스키장부터 문을 연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벗고 즐기는 첫 겨울인 만큼 모처럼 스키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포토]

12월 2일, 그러니까 오늘 강원도 평창 지역의 스키장이 문을 연다. 스키 대중화 이후 이렇게 늦게 개장한 건 처음이다. 10년 전엔 10월 말에 스키장을 개장한 적도 있다. 스키 인구 감소세에 온난화,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국내 스키장에는 위기감이 감돈다. 2년 새 스키장 3곳이 문을 닫았다.

위기에 처한 스키장은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스키에 흥미가 없는 사람을 위해 다양한 놀 거리를 마련하고, 여러 스키장이 단합해 통합 이용권을 만들고, 모바일로 티켓 발권부터 리프트 이용까지 일사천리로 끝나는 신기술을 도입하는 등 몸부림을 치는 중이다. 전국 스키장의 현황을 점검하고, 2022년 시즌 달라진 내용을 정리했다.

수도권 스키장 2곳만 남아

스키장의 위기는 수도권에 먼저 불어닥쳤다. 지난해 4월 경기도 남양주 스타힐리조트가 폐업했고, 포천 베어스타운은 지난 8월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용인 양지파인리조트는 골프장과 리조트만 운영하고, 2년째 스키장 운영은 접은 상태다. 수도권 스키장은 곤지암과 지산 두 곳만 남았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스키장 전성기는 10년 전이었다. 2011~2012년 전국 스키장 이용객이 686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줄곧 내림세였다. 코로나19가 퍼진 2020년 시즌에는 이용객이 376만 명으로 급감했다. 이듬해 연말, 정부의 체육시설 폐쇄 조처로 이용객이 145만 명으로 바닥을 찍었다. 2022년 시즌에는 382만 명. 올해는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를 기대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스키장의 직접 고용 인원만 약 1만 명에 달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키는 한 해 300만~400만 명이 즐기는 인기 레저이자 한국 관광의 대표적인 겨울 콘텐트여서다. 그런데도 스키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체육국 업무에 속한다. 문체부 박종택 관광정책국장은 “지금까지는 동남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스키 상품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며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내국인 대상 홍보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4개 스키장 통합 시즌권 ‘히트’

휘닉스평창은 투숙객에게 무료 강습 기회를 제공한다.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휘닉스평창은 투숙객에게 무료 강습 기회를 제공한다.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한정된 스키 매니어만으로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스키장은 겨울 테마파크로의 변신을 꾀한다. 2017년 비발디파크가 ‘스노위랜드’를 만든 게 시작이었다. 이후 휘닉스평창이 ‘스노우빌리지’, 하이원리조트가 ‘스노우월드’를 만들었다.

하이원리조트에서 볼 수 있는 불꽃쇼.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하이원리조트에서 볼 수 있는 불꽃쇼.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스노위랜드의 규모는 10만9000㎡(약 3만3000평). 네 종류의 썰매장을 비롯해 눈 동산, 이글루,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갖췄다. 스노우빌리지는 올 시즌 기본 썰매 외에 봅슬레이형 썰매와 가족용 썰매를 도입했다. 하이원리조트는 이번 겨울 다비치·규현 등 유명 가수 콘서트를 열고, 토요일 밤마다 불꽃 쇼와 드론 쇼를 진행한다.

통합 시즌권 운영은 신선한 시도다. 지난해 강원도 3개 스키장이 X3 시즌권을, 올해는 4개 스키장(오크밸리·용평·웰리힐리·하이원)이 X4 시즌권을 선보였다. 단일 스키장 시즌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4개 스키장 슬로프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국내 최대 스키 포털 ‘닥터스파크’의 운영자 박순백씨는 “앞으로 모든 스키장이 참여하는 ‘X올(All) 시즌권’을 만들어야 한다”며 “불황을 겪던 미국 스키장이 50여 개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는 ‘아이콘 패스’를 만들어 젊은 층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뷔페식 포함한 리프트권

곤지암리조트는 티켓 발권, 장비 대여, 리프트권 기능을 담은 앱을 선보인다.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곤지암리조트는 티켓 발권, 장비 대여, 리프트권 기능을 담은 앱을 선보인다.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통합 시즌권에 동참하지 않은 스키장은 고급 서비스를 강화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비발디파크는 프리미엄 시즌권 구매자에게 콘도 1회 투숙권을 제공한다. 사우나 10회 이용권, 음료 10회 쿠폰 같은 알짜 혜택도 담았다.

비발디 스노위랜드에서 즐기는 썰매.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비발디 스노위랜드에서 즐기는 썰매. [중앙포토, 사진 각 리조트]

휘닉스평창은 시즌권 구매자에게 19세 이하(2004년 1월 1일 이후 출생) 자녀 시즌권 1장을 무료로 주고 장비까지 빌려준다. 투숙객에게는 무료 스키 강습 기회를 제공하고, 스키 하우스에서 뷔페식사를 할 수 있는 리프트권도 준비했다. 휘닉스호텔앤리조트 장재영 영업마케팅본부장은 “시즌권이 없는 이용객도 식사를 책임져주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곤지암리조트는 ‘모바일 퀵 패스’를 선보인다. 한국 스키장 최초로 모바일 앱 하나에 티켓 발권부터 장비 대여, 스키장 출입, 리프트 이용까지 모든 기능을 담았다. 인식률이 좋은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리프트를 탈 때 굳이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아도 된다. 곤지암리조트 정현 사업부장은 “매표소에서 바들바들 떨 필요가 없고 훨씬 여유롭고 쾌적한 환경에서 스키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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