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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아닌곳 오로라 떴다…지구 공포로 모는 태양 '기괴한 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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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 태양역학관측위성(SDO)이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태양이 미소 짓는 듯한 이상한 모습을 포착해 공개했습니다. 이글대는 화염 속에 눈과 코 모양이 뚜렷합니다.

[정글]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태양 모습이 영화 ‘고스터 버스터즈’ 속 유령 또는 텔레토비 햇님처럼 보인다며 놀라워했습니다. 그런데 표정 자체는 깜찍하지만 좀 섬뜩한 느낌도 있죠? 실제로, 이 눈과 입 모양의 구멍에선 지구를 위협하는 무언가가 방출되고 있습니다.

NASA가 관측한 태양의 코로나 홀. 눈과 입이 웃는 모양이다. 이 영상은 자외선 영역대에서 찍은 것으로 인간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 NASA SDO

NASA가 관측한 태양의 코로나 홀. 눈과 입이 웃는 모양이다. 이 영상은 자외선 영역대에서 찍은 것으로 인간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 NASA SDO

태양은 잠시도 폭발을 쉬지 않는 거대한 핵융합 발전소입니다. 온도가 1400만도에 달하는 내핵에서 핵융합이 이뤄집니다. 수소가 헬륨으로 융합되면서 에너지를 내놓죠. 1g이 에너지로 전환되면 다이너마이트 2만2000톤 폭발력을 냅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면서 태양 표면 아래에 대류층이 만들어집니다. 이 흐름은 자기장을 만들죠. 자기장이 항상 균일한 건 아니라서, 특히 강한 곳에서는 표면 온도가 낮아지며 검은 구멍이 생깁니다.

태양 표면은 내핵에 비해선 얼음장처럼 차가운 온도인 5800도쯤 됩니다. 검은 구멍은 이보다 온도가 살짝 더 낮습니다. 이 검은 구멍을 통해 자기장이 만든 플라스마가 입자를 싣고 우주 공간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이 구멍을 ‘코로나 홀’이라고 부릅니다.

코로나 홀은 육안으로는 관찰할 수 없습니다. 이 태양역학관측위성의 자외선 카메라로만 볼 수 있죠. 이번 미소 짓는 태양의 눈과 코 부분도 코로나 홀입니다. 이곳에서 강력한 플라스마가 분출됩니다. 이를 ‘태양폭풍’이라고 하죠.

한번 터져 나오는 위력은 수소폭탄 수백만개 위력입니다. 가까이서 온전히 이 에너지를 다 받는다면 지구는 금방 멸망할 겁니다. 태양폭풍은 시속 200만㎞ 이상의 속도로 솟구치면서 우주 공간으로 떨어져 나옵니다.

며칠 동안 날아서 지구에 도착하기도 하죠. 플라스마 입자들은 지구 자기장을 따라 대기로 침투합니다. 지구 자기장은 극지방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양이라서 극지방엔 태양 폭풍이 만드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만들어집니다.

보통은 극지방에서만 오로라를 볼 수 있지만, 태양폭풍이 유난히 강하면 적도에서도 오로라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적도에서의 오로라는 진귀한 장면이겠지만, 지구 입장에선 반길 일은 아닙니다.

현대사회에 들어선 특히 더 그렇습니다. 강력한 태양폭풍에 심각한 통신 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력망이 다운돼 대정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태양폭풍은 약 500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최근 기록된 가장 강력한 태양폭풍은 1859년 9월 2일 발생했습니다. 이때 전 세계에 오로라가 나타났고, 전보 시스템에 장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NASA는 8억5000만 달러를 들여 지난 2010년 2월 11일(미국 동부 시각) 태양역학관측위성(SDO)을 띄웠습니다. SDO는 미국 상공 3만5789㎞ 위를 8자 모양으로 날면서 태양 표면을 감시합니다. 특히 태양폭풍의 징후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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