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입에서 "12월" 나오자…원화값 넉달 만에 1200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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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달러당 1318.8원)보다 19.1원 급등한(환율 하락) 달러당 129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달러당 1318.8원)보다 19.1원 급등한(환율 하락) 달러당 129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1달러=1299원’. 한동안 가파르게 추락했던 원화가치가 넉달여 만에 1300원 선을 뚫고 1200원대로 상승(환율은 하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살아난 영향이다. 안전 자산으로 꼽는 미국 달러 가치는 약세로 돌아섰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달러당 1318.8원)보다 19.1원 급등한 달러당 129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이 1200원대가 된 것은 종가 기준 지난 8월 5일(1298.3원) 이후 넉달여 만이다. 올해 달러대비 원화값이 가장 낮았던 9월 28일(1439.9원)과 비교하면 9.7%(140.2원) 급등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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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 상승은 ‘수퍼달러(달러 강세)’가 한풀 꺾인 영향이 크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한국시간)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1973년=100)는 105.53을 나타냈다. 한 달 전(111.48)보다 5.3% 하락했다.

질주하던 강달러가 주춤한 데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한 파월 Fed 의장의 발언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금리(정책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게 합리적이다”며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시점은 이르면 12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이후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1일 오후 3시 10분(한국시간) 현재 Fed가 이달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할 가능성은 78.2%로 일주일 전(75.8%)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조짐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재봉쇄와 시위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잦아들면 투자자의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앞으로 7개월간 코로나 봉쇄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내년 중반까지 전면 재개방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고집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일상 회복에 나설 거란 전망이다.

이날 중국 위안화도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 위안화는 달러당 7.0680위안에 거래됐다. 종가 기준 7.2위안까지 하락한 지난달 28일(달러당 7.2082위안)과 비교하면 1.9% 상승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당분간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의 속도 조절 언급과 중국의 코로나 규제 완화 조짐으로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가 커졌다”며 “한동안 달러 강세가 주춤하면서 원화값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값 상승(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연말 원화값 상단은 달러당 12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3% 오른 2479.8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3개월 여 만에 25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740.60으로 전날보다 1.5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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