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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재, 직무유기 혐의 빠져…경찰 피의자 4명 1차 구속영장

중앙일보

입력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1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달 2일 특수본 출범 이후 피의자 신병확보를 위한 구속영장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위치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위치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은 이날 오전 이 전 서장을 비롯해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같은날 오후 서울서부지법에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는 5일 10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4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5일 오전 서부지법서 영장실질심사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에게는 핼러윈 인파 우려 내용이 담긴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오후 10시 36분 이 전 서장의 112 무전기록을 보면 사고 정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 전 서장은 오후 10시 15분 사고 발생 50분뒤에서야 현장에 도착하는 등 부실 대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실장은 112 신고에 부실 대응했고 윗선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다.

특수본의 1차 신병처리 대상자는 모두 경찰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경찰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경찰부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의 경우 지난달 6일 입건 당시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뿐만 아니라 직무유기 혐의도 적용됐지만 영장 청구 단계에선 직무유기 혐의가 제외됐다. 고의적은 의무를 완전히 방기한 경우가 아니라면 늑장보고나 업무태만 정도로는 좀처럼 직무유기 유죄를 인정하지 않는 법원의 판례 경향을 고려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형량도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법정형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을 명시하고 있는 직무유기보다 무겁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출신 변호사는 “업무 수행 중 과실이 요건인 업무상 과실치사와 업무를 아예 하지 않아야 성립되는 직무유기는 양립이 어려운 범죄”라고 말했다.

 이 전 서장과 함께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은 이날 1차 신병처리 대상에서 빠졌다. 특수본은 ‘불구속 수사를 받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도 입건 당시 적용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에선 일단 벗어났다. 특수본은 “범죄 사실이 없어진 건 아니고 죄가 성립될지 여부를 수사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송치할 때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날 “타 기관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조만간 결론내겠다는 의미다.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이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박 전 부장은 핼러윈 관련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윗선으로 지목돼왔으며,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아 피의자로 전환됐다. 뉴스1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이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박 전 부장은 핼러윈 관련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윗선으로 지목돼왔으며,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아 피의자로 전환됐다. 뉴스1

서울청 경비라인 잇달아 소환조사 

 특수본은 전날 정모 서울청 경비과장에 이어 윤시승 서울청 경비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핼러윈 당시 용산서의 경비기동대 요청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김광호 서울청장은 용산서의 두차례 기동대 요청은 받지 못했다면서도 지난달 7일 국회에 출석해 “당시 경비부장한테 전화를 해서 혹시 기동대 병력이 여유가 있느냐고 물으니 주말 집회가 있어서 좀 힘들겠다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날 이태원역장과 용산구청 안전건설교통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고, 서울청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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