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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출근길 시위' 전장연 11명 檢송치…박경석 대표 빠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불구속 송치됐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제외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천막농성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천막농성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기차교통방해·업무방해 등 혐의 적용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일 오전 전장연 활동가 11명을 기차교통방해,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와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고 도로를 점거한 혐의를 받는다.

추가 송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조사받던 20여명 중 일부만 송치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조사를 거부해온 박 대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등은 송치하지 못했다. 박 대표는 서울경찰청이 관할하는 경찰서에 정당한 편의시설을 제공하겠다는 예산 계획을 밝히기 전까지 경찰에 자진 출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대표는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며 “출석 요구서를 계속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1년 가까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 계속

전장연 활동가들은 출근길 시위를 진행하며 도로를 점거하거나 열차 운행 등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지하철 승하차 시위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시작했다. 1일도 서울 용산구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5월 대통령 집무실 인근 도로를 기습 점거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장애인 권리예산과 권리입법 보장을 위해 면담을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전장연에 대한 고소·고발이 잇따랐다. 서울교통공사는 박경석 대표 등 전장연 활동가들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도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등 전장연 관계자들에 대해 업무방해와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강경 대응 기조를 강조해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6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대해 “국민 발을 묶어서 의사를 관철하는 상황은 엄격히 대처하겠다”며 “불법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출석 요구가 이어졌지만, 전장연 활동가들은 혜화·용산·종로경찰서에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 거부했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지난 8월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남대문경찰서를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하고 사건을 병합했다. 박 대표를 제외한 일부 전장연 활동가들은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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