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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유 업무개시명령 준비 착수…품절 주유소는 전국 49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 정보판에 휘발유 품절 표시가 돼 있다. 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 정보판에 휘발유 품절 표시가 돼 있다. 뉴시스

화물연대에 대한 정부의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8일째에 접어들면서 품절 주유소 확대 등 업계 피해도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정유 분야 업무개시명령 추가 발동에 대비한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대한석유협회에서 박일준 2차관 주재로 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실무 준비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정부·유관기관뿐 아니라 정유 4사와 대한석유협회, 주유소협회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필요한 법적 요건 등을 사전 검토하고, 실제 발동에 맞춘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앞서 대통령실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지난달 29일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시멘트에 이어 정유·철강·컨테이너 분야 등에 대한 명령 확대 가능성을 밝혔다. 원 장관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위기가 벌어진 이후 조치하면 늦는다. 위기 임박 단계가 진행됐다고 판단된다면 언제든지 주저 없이 추가 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산업부도 업무개시명령 확대 전 본격적인 대비 태세에 들어간 셈이다.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수송 지연 등으로 주유소 상황은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 기준 전국의 품절 주유소는 49곳(휘발유 40곳, 경유 6곳, 휘발유·경유 3곳)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 8시(23곳)와 비교하면 배 이상이 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24곳, 경기 11곳, 충남 9곳, 인천 2곳, 충북 2곳, 강원 1곳이다. 저장용량 대비 판매량이 많아 평소에도 회전율 높은 일부 주유소를 중심으로 휘발유나 경유 재고가 소진돼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주유소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있긴 하지만 충청과 강원 등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는 정유공장, 저유소 등 주요 거점별 입·출하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비상수송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석유제품 운송에 투입할 군용 탱크로리(5대), 농·수협 탱크로리(29대) 등 대체 운송 수단도 확보했다. 이 밖에 추가적인 운송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오피넷'(opinet.co.kr)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오후 4시께 품절 주유소 현황 정보도 안내하고 있다.

박 차관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일부 주유소에서 품절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국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유 분야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도 이날 서울 구로차량사업소를 찾아 전국철도노조 파업에 대비한 비상수송대책을 점검한 뒤 “미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산업 특성을 봤을 때 정유 분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중대본에서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되면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국무회의를 언제든 소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례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 열리지만 이에 앞서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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