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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또 오를까…도수치료에만 보험료 1조1300억원 나갔다

중앙일보

입력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는 도수치료 관련 자료사진. 중앙포토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는 도수치료 관련 자료사진. 중앙포토

지난해 도수 치료에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수 치료 등 비급여 의료비 급증으로 실손보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한층 더 커졌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보험사들이 지난해 도수 치료와 하지 정맥류, 비밸브 재건술, 하이푸 시술 등 4대 비급여 의료비 항목으로 지급한 보험금은 1조4035억원이었다. 이는 2018년 7535억원에서 두 배 가량 늘어난 액수다.

특히 비급여 의료비 가운데 도수 치료로 지급된 보험금은 2018년 6389억원에서 지난해 1조1319억원으로 늘었다.

도수 치료는 약물치료나 수술 없이 물리치료사가 척추와 관절 등 신체를 교정해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요법으로 중장년 및 노년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처방 또는 시행 의사의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고 비전문적인 치료에다 치료비도 의료기관별로 최대 1700배까지 차이가 나서 보험금 지급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하지정맥류에 지급된 보험금은 1062억원, 하이푸 시술은 1009억원, 비밸브 재건술은 646억원이었다. 2018년 하지정맥류 567억원, 하이푸 시술은 283억원, 비밸브 재건술 296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 역시 폭증할 우려가 있다.

보험사들은 도수 치료 등 4대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26년 4조3000여억원, 2031년 16조3000여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4대 비급여 항목의 누적 지급 보험금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65조원에 이르게 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면 실손보험이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보험사의 건전성 훼손까지 발생해 보험사와 소비자는 피해를 보고 의료계만 이익을 내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이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완형으로 도입돼 국민의 사적 사회 안전판 역할을 하는 대표 보험으로 성장했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지난 3월 기준 3977만명에 달한다.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9년 135.9%를 기록한 이래 2020년 132%, 지난해 132.5%였으며 올해도 13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17년 1조2000억원, 2018년 1조2000억원, 2019년 2조5000억원, 2020년 2조5000억원, 지난해 2조8000억원이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실손보험 보험료가 최대 16% 인상됐던 점을 언급하면서 내년에도 10% 후반대 수준까지는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031년까지 손익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위험손해율 100%를 달성하려면 이 기간에 보험료를 매년 19.3% 인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실손 보험 적자 문제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금융 소비자의 어려움과 보험료가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해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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