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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여파 지속…어음부도율 고공비행

중앙일보

입력

강원 춘천시 하중도 레고랜드는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총 15일간 부분 휴장한 뒤 내년 1월1일부터 3월23일까지 본격적인 동계 휴장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강원 춘천시 하중도 레고랜드는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총 15일간 부분 휴장한 뒤 내년 1월1일부터 3월23일까지 본격적인 동계 휴장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의 자금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 어음부도율이 2개월째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유동화 기업 어음의 부도처리 여파와 이후 이어진 자금시장 경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어음부도율은 0.2%로 9월(0.26%)에 이어 2달째 0.2%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어음부도율은 지난 2017년 6월(0.28%)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10월 부도율 역시 전월을 제외하면 2018년 5월(0.2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음부도율은 어음교환소에 교환 회부된 전체 어음과 수표 중 부도 처리된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여기에는 기업 자기앞수표, 당좌수표, 약속어음, 전자어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올해 들어 어음부도율은 지난 1월 0.02%를 시작으로 2월 0.03%, 3월 0.05%, 4월 0.10%, 5월 0.14%까지 높아지다가 6월 0.08%, 7월 0.01%, 8월 0.02%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4월과 5월을 제외하고는 0.1%를 밑도는 등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9월 들어 갑자기 0.26%로 치솟은 뒤 10월에도 0.2%대를 유지했다.

부도 금액은 8월 373억 원에서 9월 4678억 원으로 급증한 뒤 10월 3923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부도업체 수는 8월 9곳에서 9월 13곳에 이어 10월에는 20곳으로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9월 부도율이 급등한 것은 레고랜드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2050억 원 규모가 부도 처리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레고랜드 아일원제일차 부도와 같은 하나의 큰 요인이 발생해 9월 어음부도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후 회사채 발행시장 부진, 기업대출 금리 상승 등 자금시장 경색으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늘면서 10월 어음부도율 역시 고공비행을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자금시장에서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은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업 대출 금리(연 5.27%)는 9월(4.66%)보다 0.61%포인트 높아지면서 10년 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표 금리가 상승한 데다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은행 대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기업 대출 금리도 올랐다. 특히 대기업(5.08%)보다 중소기업(5.49%)의 대출 금리가 더 높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자금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자 정부는 우선 3조 원 규모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데 이어 다시 5조 원 규모의 2차 캐피털콜(펀드 자금 요청)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건설업 관련 비우량 회사채, A2등급 기업어음(CP) 등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도 찾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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