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앓던 중3 제자, 미술치료 받고 반장도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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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제10회 대한민국 인성시민교육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교육부]

제10회 대한민국 인성시민교육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교육부]

“우울증을 겪는 아이는 인물을 작게 그립니다. 사람을 그려보라고 하면 등을 돌린 사람을 약한 필압으로 흐릿하게 그리는 식이죠.”

1987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김선도 장흥관산중학교 교장은 1999년 미술치료 연수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23년 동안 학생들에게 미술치료를 해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미술치료에서 만난 중3 제자가 처음으로 그린 ‘흐릿한 사람 그림’을 기억한다고 했다. 불우한 가정환경과 학교 부적응으로 우울증 약을 먹던 학생이었다.

김 교장은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학생은 ‘내가 갖고 싶은 것’, ‘내가 버리고 싶은 것’을 그린 뒤 ‘내 장점 명함 그리기’ 프로그램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치료를 받았다. 학생의 우울증이 좋아졌냐는 질문에 김 교장은 “지금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급 반장을 맡을 정도로 달라졌다”며 웃었다.

김 교장은 30일 열린 제10회 대한민국 인성시민교육대상에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상을 받았다. 36년 동안 농·어촌 학교에서 근무하며 미술치료를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교장은 지금도 재직 중인 장흥관산중에서 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자존감 향상, ADHD학생 지원 등 여러 가지 테마의 미술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인성시민교육대상은 학교·가정·사회에서 뛰어난 인성교육을 실천한 개인·학교·단체에 주는 상이다.

중앙일보·교육부·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한다. 올해는 서류·면담·발표 심사를 거쳐 인성교육에 전념한 기관과 단체 등 총 7팀이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광주여자대학교는 단체 부문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광주여대는 ‘마음 교육 선도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난 2015년부터 7년 동안 재학생 3만302명과 지역주민 4267명을 가르친 성과를 인정받았다.

교사 지선영씨와 사단법인 미라클워커엔터테인먼트는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해시 청소년 수련관과 교사 최경민씨는 중앙일보사장상을, 송미경 새이레교육공동체 대표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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