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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츠하이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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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중년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화제는 건망증이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도 한참 찾았다” “휴대폰으로 통화하던 친구에게 ‘휴대폰이 안 보여서 찾고 다시 전화하겠다’ 말한 적이 있다”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왜 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노트북을 켰는데 뭘 하려고 했는지 생각이 안 난다” “안경 끼고 세수한 적이 있다” 등등.

요즘은 2030세대도 건망증을 겪는다. 이른바 ‘영츠하이머’다. ‘젊은(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의 합성어로 건망증이 심한 젊은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건망증’은 뇌가 여러 일을 처리하다 과부하로 일시적으로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의학적으로 심각한 질병으로 분류하지는 않기 때문에 영츠하이머 역시 질병을 지칭하기보다, 오히려 젊은층에서 왜 이런 증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지 원인과 예방법을 찾기 위해 탄생한 신조어라 할 수 있다.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사진 인터넷 캡처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사진 인터넷 캡처

전문가들이 꼽은 영츠하이머의 대표 원인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다. 디지털 기기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우리 뇌는 스스로 정보를 기억하는 힘이 줄어들어 건망증이 심해진다고 한다. 영츠하이머를 ‘디지털 치매’ 또는 ‘청년 치매’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예방법 또한 분명하다. 하루에 잠깐이라도 스마트폰 없이 보내는 시간 즐기기다. 걷기·달리기, 신문·책 읽기, 일기 쓰기, 바느질하기, 악기 연주하기 등 몸과 뇌를 자극하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 영츠하이머 예방은 물론, 실제 치매 발생 위험을 40%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