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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지역별 우수병원 많아…‘무조건 서울 큰 병원’인식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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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상욱 아주대학교병원장

한상욱 아주대학교병원장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암, 고혈압 등 중증 및 만성질환을 겪는 환자들의 서울권 병원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방문 일수 기준 서울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지방 환자의 외래 진료 점유율은 2010년 14.2%에서 2020년 18.9%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주요 병원의 경우 외래가 2010년 18.7%에서 2020년 23.7%로 올랐고, 입원은 30.9%에서 36.4%로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각 지역에도 우수한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고루 분포된 만큼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서울에 위치한 병원을 고집하기보다 각 지역에 위치한 병원을 이용하면 더 빠르고 편리하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암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서울권 병원에서 오래 대기하기보다 환자 주변의 우수한 병원을 찾아 진료받을 것을 권장한다. 만성질환의 경우는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있어 평생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진료가 매우 중요하다. 지속해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서울로 가기보다 지역의 우수병원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일례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경기도 수원의 아주대병원은 경기 남부 지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3개 암센터 및 전문센터(클리닉),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외상센터 운영 등을 통해 경기 남부지역의 중증·난치성 환자, 중증외상·응급환자 치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료질평가에서 ‘1-가’등급을 획득했으며(2020년~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에서 주요 질환 1등급을 획득하는 등 주요 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내며 의료의 질적 수준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1739개소 병(의)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급성기 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 혹은 만성질환 관리가 필요한 경우 환자 상태에 따른 1·2차 의료기관을 찾아 연계해 환자가 불편함 없이 적절히 치료받아 이전 일상으로 신속히 복귀하도록 돕고 있다.

따라서, 지역민들도 무조건 서울의 큰 병원을 가야 한다는 생각보다 지역사회 내의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국가 기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역별 의료기관의 의료 질 향상을 위한 노력에 국민의 인식 변화까지 더해진다면, 의료 쏠림 현상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문제가 줄어들고 모든 국민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상욱 아주대학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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