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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해 피살 유족 "동생 숨진 직후 해경 '北 동경했나' 전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자진 월북'을 속단하고 이와 배치되는 기밀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29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씨의 형인 이래진씨는 "서 전 실장 등 문재인 국가안보실은 동생이 숨지기 수 시간 전부터 구명조끼 전수조사를 하고, 숨진 직후 내게 '이씨가 평소 북한을 동경하고 월북이란 말을 썼나'는 전화를 2차례나 한 사실을 밝힌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서 전 실장 등이 월북을 속단하고 불리한 첩보를 삭제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반박했다.  일문일답.

'공무원 월북몰이' 구속영장 청구된 서훈 #혐의 부인하자 고인 형 "사전 준비 분명" #"동생 숨지자 해경 두번 전화해 유도심문" #"평소 '월북' 얘기했나, 북 동경했나" 추궁 #"사망사실 숨기고 유리한 진술 확보 혈안" #"유도심문 일축하자 상급기관 재차 전화" #"숨지기 3시간 전 구명조끼 전수조사 지시" #"해군 작전사 준장이 3차례나 전화, 채근" # 오후5시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서 전 실장은 "월북을 속단하고 불리한 첩보를 삭제토록 한 적 없다"는데
 "그런 변명이 통할 수 없다. 2020년 9월 23일 동생이 숨진 직후 해경이 내게 두 번이나 전화해 '동생분이 평소 월북이란 말을 썼느냐. 북한을 동경했었느냐' 라고 물었다. 동생이 숨지자마자, 아니 숨지기 전부터 '월북'이란 프레임을 짜놓고 유족에게 유리한 진술을 끌어내려고 유도신문 성 전화를 한 거다. 동생이 숨졌으면 내게 그 사실부터 알려줘야 하는데 그건 숨기고 월북 몰이에 유리한 진술만 끌어내려고 그런 전화를 한 거다."

 -구체적으로 상황을 말해달라
 "동생은 23일 밤 9시 47분쯤 사살됐는데 딱 한 시간 뒤인 10시 50분쯤 인천 해양경찰서에서 내게 전화를 해 앞에 말한 두 가지 질문을 하더라. 난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느냐'고 난리를 쳐버렸다. 당시 난 동생이 실종된 해양순시선에 탑승해 수색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자 5분 뒤엔 해경 인천서 상급기관인 해경 중부청에서 전화를 걸어와 똑같은 질문을 하더라. 화가 나 '동생이 살아있을지 몰라 수색 중인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나'고 고 쏘아붙였다. 이걸 보면서 전 원장 등은 동생이 숨지기도 전에 월북 몰이를 준비한 뒤 숨진 직후 행동을 개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검찰에 해경의 2차례 전화 사실을 진술했나

"진술했다. 검찰이 묻기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재판 때 다 밝혀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월북몰이를 사전에 준비한 정황은 이것 말고도 '구명조끼 전수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구명조끼 전수조사라면?
 "동생이 23일 오후3시30분쯤 해상에서 북한군에 체포됐다. 당시 나는 동생의 해양 순시선을 타고 수색에 참여하다가 오후 6시쯤  저녁을 먹으려고 갑판에 나왔는데, 구명조끼를 복도에 쫙 깔아놓았더라. 선장에게 '이게 뭐냐'고 하니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구명조끼 현황을 전수조사하라고 전화로 지시해 세어보고 있는 것'이라 답하더라. 내가 '수색에 바쁜 와중에 무슨 조사냐. 게다가 구명조끼 조사 지시는 해경이나 해수부밖에 못 하는데 해군이 시켰다니 말이 되느냐.'고 선장한테 따졌다. 아무 말도 못하더라. 나는 '해군 작전사에서 누가 전화했나'고 캐물었다. 그러자 선장은 '해작사의 원스타(준장)가 전화했다'고 하더라. 선장을 추궁하니 오후 5시 50분쯤 해작사가 세 번째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보통 전화가 오는 간격을 20~30분으로 본다면 4시 30분께부터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즉 동생이 북한군에 체포된 지 1시간 만에 해군이 전화를 걸어 구명조끼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이때부터 월북으로 몰아가려고 '구명조끼 현황 조사'를 선장에 지시한 거다. 구명조끼 숫자가 하나 비면 동생이 그걸 입고 월북하려 했다고 몰아가고, 구명조끼 숫자가 그대로라면 동생이 사전에 구명조끼를 따로 준비해 월북했다고 하려고 전수 조사를 시킨 것이다. "

 -구명조끼 전수 조사 결과는
 "선장한테 물어보니 '조사 결과 구명조끼 없어진 건 없다'고 하더라. '구명조끼가 모두 몇장이냐'고 물으니 '법정 비품은 27장, 예비 비품까지 합하면 70여장인데 그대로 있다'고 하더라. "

 -이후 어떻게 했나
 "해경에 선원 진술서 정보 공개 청구를 했다. 공개된 진술 조서에도 '구명조끼 현황은 이상 없었다'고 돼 있더라. 동생이 구명조끼를 입고 배를 이탈한 게 아님이 확인된 것이다. 다시 말해 월북이라고 볼 증거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는 동생이 구명조끼를 사전 준비했었다고 몰고 가며 월북을 강변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감사원은 동생이 사망 당시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 차림이었던 걸 발견하고 '월북을 위해 구명조끼를 사전 준비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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