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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교사가 50대 남교사 성희롱? 교무실 통로서 무슨일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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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20년 9월 4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모습. 뉴스1

사진은 2020년 9월 4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모습. 뉴스1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 20대 여교사가 50대 남교사를 성희롱했다는 학교 측 판단이 나와 교육단체가 “학교가 약자인 여교사를 향한 폭력을 묵인·방조했다”고 반발했다.

30일 전교조에 따르면 지난 9월21일 A교사(20대·여)는 교무실 내 정수기 앞을 지나가 B교사(50대)를 마주쳤다. 당시 B교사는 정수기 앞에서 물을 받으며 통로를 막고 서 있었다.

A교사는 “길을 비켜달라”고 했지만, B교사는 이를 무시했다. A교사는 급한 마음에 틈새를 비집고 지나갔고,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 신체 접촉이 발생했다.

며칠 뒤, B교사는 ‘A교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며 성고충위원회에 신고했다. 위원회는 조사 후 ‘신고인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주장을 받아들엮고 지난 1일 A교사에 대해 ‘성희롱 인정’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성명서를 통해 “약자를 향한 폭력과 묵인 방조한 조직 문화가 다수의 여교사 피해자들을 만들었다”면서 “50대 부장교사가 길을 막은 행위 자체만으로도 폭력적이고 위압적 행동이고, 길을 비켜서지 않은 것은 약자에게 힘을 과시하는 권력형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학교 측은 맥락과 상황, 권력 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먼저 신고한 사람의 호소를 기준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며 “조직 내 상황, B교사의 상습적인 괴롭힘, B교사가 가진 다양한 권력(학교 내 재단과의 관계, 나이, 성별 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관점 개념을 오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A교사는 오히려 (B교사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이며, 되려 ‘성희롱 가해자’로 만든 또 다른 가해 행위를 당했다”며 “사건 이후에도 B교사의 행동은 전형적인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줬다”고 했다.

전교조는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재조사하고, 이사회와 징계위원회는 전후 상황을 제대로 다시 살펴 A교사에 대해 ‘징계 대상이 아님’을 결정해달라”며 “부장교사가 반복적으로 다수의 여교사들에게 행한 폭력, 폭언, 성차별 발언, 권력을 위시한 괴롭힘 등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엄중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여성이 포함된 외부위원 4명과 교내위원 8명이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양쪽 증언, 질의응답, 현장실사의 절차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며 “여성 교사에 대한 남성 교사의 폭언이나 성차별 발언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A씨는 최소한의 사과도 하지 않았고, 동료 교사로서 불쾌감, 모욕감,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며 “서로가 동등한 부장 교사인데 권력이나 상하관계에 의한 갑질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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