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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우려했나…아이폰 제조기지 정저우 전면봉쇄 해제

중앙일보

입력

지난 23일 애플 아이폰의 세계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방호복을 입은 보안요원, 경찰들과 충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3일 애플 아이폰의 세계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방호복을 입은 보안요원, 경찰들과 충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애플 아이폰의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가 닷새 만에 도시 전면 봉쇄 조처를 전격 해제했다. 애플이 중국 공장의 생산 차질로 '탈(脫) 중국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자 이를 막을 대책을 긴급히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정저우 방역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30일부터 시 전역에 내려진 전면 봉쇄를 해제한다"며 "코로나19 고위험 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주민 외출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내 주요 건물 등에 대한 부분 봉쇄는 지속하고, 도심 구(區)간 이동도 권장되지 않는다. 또 외출 시에는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저우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을 재개했다. 슈퍼마켓과 이발소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도 문을 열었다. 영화관, 도서관, 식당 등의 영업은 순차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정저우는 지난 25일 도심 8개 구의 주민 외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했으며 PCR 전수 검사도 매일 시행했다. 정저우 방역 당국은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상당히 감소했다"며 "점진적으로 일상 정상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저우의 봉쇄 완화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발로 노동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애플의 최대 협력 업체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을 정상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폭스콘이 운영하는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의 최대 생산기지로, 최신형 아이폰14 시리즈의 80~85%가량을 생산한다. 지난달 이 공장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불안감을 느낀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갔고, 신규 인력도 지난 22일 수당 문제와 엄격한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뒤 공장을 떠났다. 전체 20만명 가운데 2만~3만명이 퇴사하면서 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애플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 로고. AP=연합뉴스

애플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 로고. AP=연합뉴스

이번 정저우의 발표는 중국 리스크를 안게 된 애플이 생산기지를 인도 등지로 다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중국 국가질병통제예방국의 청여우첸 감독관은 브리핑에서 "장기 봉쇄는 일반 대중의 정상적인 생활과 업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불안을 쉽게 유발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정저우의 봉쇄 완화 조처는 중국 전역에서 봉쇄 반대 시위가 확산하자 불필요한 전면 봉쇄를 남발하지 말라고 중앙 당국이 지방 정부에 지시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전했다.

국무원의 기자회견 이후 중화권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5.24% 급등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지수도 각각 2.31%, 2.41% 올랐다. 반면 애플의 주가는 연일 급락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보다 2.11% 하락한 141.1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애플 주가는 2.6%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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