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뜨’부터 이글루까지…시베리아급 강추위에 비상 걸린 지자체

버스 정류장에서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시설물인 서리풀이글루. [사진 서초구청]

30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로 떨어지면서 서울시와 자치구가 한파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자치구는 온돌의자나 이글루까지 마련했다.

기상청이 서울 전역에 한파 경보를 발령하자 서울시는 상황총괄반·생활지원반·시설복구반 등으로 구성한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했다. 또 모바일 ‘서울안전앱’을 통해 한파 시 시민 행동요령과 실시간 속보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지자체 한파 비상근무 돌입

다양한 기관에서 발송한 한파 경고 재난 문자. 문희철 기자

아울러 급격한 기온 하강으로 인명피해가 없도록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취약계층에 격일로 안부를 확인하고, 전화를 안 받으면 공무원이 직접 방문해 상황을 확인한다. 노숙인 밀집 지역에 순찰 인력을 확대하고, 필요하면 겨울철 난방용품 등 구호 물품을 지급한다. 또한 한파로 난방기기 사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사고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내용의 시민 행동요령도 긴급재난문자 등을 통해 전파했다.

자치구도 마찬가지다. 서초구청은 버스 정류장에서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시설물인 '서리풀이글루'를 운영한다. 바람을 막아주는 투명한 가림막 형태의 서리풀이글루는 총 40개소에서 운영한다.

성동구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설치를 중단했던 바람막이 공간 ‘온기누리소’를 3년 만에 다시 설치했다. 총 35개의 온기누리소는 2023년 3월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서초·성동 등 바람막이 설치

성북구가 관내 버스 정류장 55개소에 설치한 온열의자. [사진 성북구청]

일명 ‘엉뜨’로 불리는 온열의자를 설치한 자치구도 있다. 성북구청은 관내 55개 버스 정류장에 온열의자를 설치했고, 서초구청도 자동 센서가 주변 온도를 감지해 의자 온도를 38℃까지 유지하는 시설물인 ‘서리풀온돌의자’를 180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관악구청도 관내 53개 버스정류장에 온풍기를 설치했다.

노원구청은 주변 기온이 18℃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의자 표면 온도가 35℃까지 상승하는 온열 의자를 320개 버스정류장에서 가동 중이다. 양천구청은 이중 강화유리 사이에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해 기존제품 대비 30% 이상 전력을 아끼면서 ‘엉뜨’가 가능한 온열 의자를 도입·운영한다. 양천구 관내 총 30개 온열 의자 중 6개가 이처럼 저전력 기술을 적용한 방한 시설이다.

강서·중랑·서초 등 제설 대비 나서

양천구청이 버스정류장에 설치한 온열의자의 일부는 저전력 기술을 적용했다. [사진 양천구청]

지자체는 강설(降雪)도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기온이 급격히 하강한 상태에서 눈까지 내리면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중랑구청은 관내 취약지역 3곳에 고정식 자동염수분사장치를 설치했고, 이면도로 12곳에 도로 열선을 가동한다.

강서구청 제설대책본부는 계양구(인천시)·부천시·양천구 등 인근 지자체와 제설대책 공조체계를 구축했고, 민간장비 95대와 인력 5798명을 동원할 수 있는 협약을 체결했다. 서초구청도 13개 차도에 도로 열선을 깔아 가동 중이고, 9개 자동염수분사장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눈이 쌓이는 현상을 방지해 초기 제설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다.

이 밖에도 다수 자치구가 한파 상황관리·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한파 취약 계층 안전 관리에 돌입했다. 중랑구청은 34명으로 구성된 한파 대책 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하며, 종로구청은 한파 단계별 상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강서구청도 한파관리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 달 1일 아침은 30일보다 더 추울 것으로 예상했다. 1일 아침 예상 최저기온은 –14~-1℃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