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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장, 아이폰 600만대 생산 차질"…애플 '탈중국' 속도내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3일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 직원들이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3일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 직원들이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공장 시위 사태로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 프로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애플은 중국 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며, 아이폰 제조 기지의 '탈(脫) 중국'이 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현지시간)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의 핵심 제조 거점인 정저우 공장의 혼란으로 올해 아이폰 프로 생산이 600만 대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저우 공장 사태 악화로 최근 2주 동안 생산량 감소 추정치가 늘었다"며 "내년은 돼야 600만 대의 생산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선전에 있는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 신화=연합뉴스

중국 선전에 있는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 신화=연합뉴스

폭스콘이 운영하는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의 최대 생산기지로,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85%가량을 생산한다. 아이폰14 프로 시리즈는 애플이 지난 9월 출시한 신제품 주력 모델이다.

이 공장은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로 최근 심각한 인력난에 빠졌다. 지난달 이 공장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불안감을 느낀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갔고, 최근 충원된 신규 인원도 지난 22일 수당 문제와 엄격한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뒤 공장을 떠났다. 외신에 따르면 전체 20만명 가운데 2만~3만명이 퇴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9일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하며 공장을 떠나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하며 공장을 떠나는 모습. AP=연합뉴스

애플의 핵심 생산기지인 정저우 공장 사태는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아이폰14 프로 한 대 가격이 1000달러(약 132만원)임을 고려하면, 어림잡아 최소 60억 달러(약 7조9500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최근 CNN방송은 기술주 분석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저우 공장 가동 중단으로 아이폰14 생산량은 이번 분기에만 최소 5%에서 최대 10% 감소할 것"이라며 "매주 10억 달러(약 1조3400억원)씩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 있는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 있는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저우 공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되자 폭스콘은 보너스 지급을 약속하며, 근로자 붙들기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회사는 소셜미디어(SNS) 공지를 통해 지난달부터 이달 초 정저우 공장을 떠난 근로자에게 다음 달과 내년 1월 근무 시 기본급 외에 시간당 30위안(약 5500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달 30일 만근을 하게 되면 추가로 3000위안(약 55만5000원)을 주고, 1월까지 지속 근무할 경우 6000위안(약 111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1월 초 이전에 입사한 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선 향후 두 달간 매월 1만3000위안(약 240만원)의 보너스를 추가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규제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 이후 폭스콘이 얼마나 빨리 인력을 조립 라인으로 복귀시킬지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며 "앞으로 몇 주간 코로나19 봉쇄가 계속된다면 (아이폰) 생산에 더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업체 폭스콘. 로이터=연합뉴스

대만업체 폭스콘.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리스크가 커진 애플이 생산기지를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옮기는 데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는 지난 11일 폭스콘이 향후 2년간 인도 남부 공장의 인력을 4배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1만7000명의 노동자가 7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폭스콘 인도 제조기지는 지난 2019년에 문을 열었고, 올해 처음으로 아이폰14 생산을 시작했다.

앞서 애플 소식에 정통한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내년 폭스콘 인도 공장의 아이폰 생산량은 올해보다 150%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인도 공장은 전체 생산의 2~4% 수준이지만, 중장기적으로 40~45%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공장 악재 소식에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도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2.6% 내린 144.22달러에 거래되며 2주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19% 떨어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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