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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현장 활보하는 대륙의 전기 버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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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사상 최초 아랍권 국가 개최 월드컵에 세계인의 관심이 몰린 가운데, 대륙에서 온 버스 위퉁(宇通)이 이번 대회 전용 교통수단으로 카타르 곳곳을 누비며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生活日报]

[사진 生活日报]

카타르 월드컵 기간, 위퉁의 전기 버스 888대가 경기장 안팎을 오가며 대회 관계자 및 각국의 축구 팬들을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관광 명소로 나른다. 신에너지 버스가 월드컵 대회에서 주요 운송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도, 국제 대형 스포츠 대회에 중국의 신에너지 버스가 대량 투입되는 것도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월드컵에 낙점된 '친환경 저탄소' 버스

‘에너지 절약 및 탄소 저감’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카타르 월드컵 역시 친환경 저탄소를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월드컵, 카타르는 ‘혁신, 지속 가능, 저탄소’를 개최 이념으로 내걸고 대중 교통수단의 친환경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그 일환으로 위퉁의 순수 전기 버스 888대를 구매했다. 이는 운행 버스 전체 가운데 25%로, 위퉁은 카타르에 대중교통 수단용 전기 버스를 공급하는 유일한 공급업체로 낙점됐다.

[사진 중국청년보]

[사진 중국청년보]

위퉁이 다른 경쟁업체를 제치고 선정될 수 있었던 까닭은 고품질과 A/S 덕분이었다. 위퉁의 중동 지역 간사오잉(甘绍营) 경리(经理)는 중국 매체 허난르바오(河南日报)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는 열대 사막 기후로 고온 건조하며 강수량이 적고 모래바람이 많다”며, “여름철에는 기온이 50℃ 이상으로 올라가 차량의 성능 유지에 까다로운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발대를 파견해 기후, 도로 상황, 고객 습관, 법률 및 법규 등에 대해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한 뒤, 그에 맞는 맞춤형 차량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소개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위퉁의 순수 전기 버스는 주로 카타르 수도 도하의 대중교통 시스템에 투입되며, 일부는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루사일과 알코르에서 운행된다. 월드컵 조직위원회 관계자, 기자, 공무원 등의 통근용 차량으로 활용되고, 각 경기장과 시내버스 및 지하철역 주변을 돌며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축구 팬을 대상으로 운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 신화라 불리는 중국의 전기버스

중국의 위퉁이 동종 업계 최초로 월드컵에 전기 버스를 공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위퉁은 신에너지 산업이 주목받기 전인 1997년, 일찌감치 선구자로 나섰던 업체 중 하나였다. 신에너지 버스 개발에 뛰어든 위퉁은 2년 후 첫 번째 순수 전기 버스를 출시하며 신에너지 버스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이후 수년간, 위퉁은 계속해서 담금질하며 국가급 혁신 플랫폼 7개와 성급 연구개발 센터 10개를 차례로 세웠고, 국가급 기업 기술 센터 등 기관 발족에도 앞장섰다. 2012년에는 글로벌 최대 신에너지 버스 생산 기지를 설립했다.

[사진 华商韬略]

[사진 华商韬略]

그러던 2018년 11월, 칠레에 전기 버스 100대를 수출하며 신에너지 버스 수출 사상 단일 물량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중국 신에너지 버스의 주력군으로서 프랑스, 영국, 아이슬란드,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각국으로 발을 넓힌다. 현재 위퉁 버스는 미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130여 개 국가 및 지역에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이래 버스 업계가 전체적으로 불황에 빠지면서 위퉁 버스도 실적 면에서 고전하고 있다. 판매량은 5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2021년 기준, 위퉁의 판매량은 최전성기 시절의 고점에 비하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위퉁 판매량 및 증가율 추이 [사진 华商韬略]

위퉁 판매량 및 증가율 추이 [사진 华商韬略]

위퉁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섰다. 지난 3년 사이 신에너지 트럭 개발에 85억 위안(약 1조 6053억 9500만 원)에 투입하며, 상용차 기지 조성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회사 닝더스다이(宁德时代 CATL)와 상용차 전기화를 위한 전략적 협의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역시 위퉁으로서는 귀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월드컵 대회가 끝난 후 위퉁 버스는 카타르 대중교통으로 지속 활용될 전망이다. 위퉁은 버스 수출 외에도 카타르 정부와 전략적 협정을 체결해, 카타르 자유무역 구에 전기 버스 공장을 건립하고 기술 및 인재 육성을 도울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3년 11월 본격 가동될 것으로 관측되며, 연간 500-1000대의 신에너지 버스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华商韬略]

[사진 华商韬略]

그동안 위퉁은 2016 항저우(杭州) G20 정상회의, 2022 베이징(北京) 동계 올림픽 등 중국 내 대규모 국제 행사마다 투입된 버스로도 이름을 날렸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메이드 인 차이나’의 국가 대표급으로 카타르 곳곳을 누비고 있다. 위퉁은 카타르 월드컵을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중국 전기 버스의 대명사 위퉁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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