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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구슬 날린 의혹, 방송차 압수수색…"남은 쇠구슬과 운행일지 확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부산신항에서 비조합원 화물차에 쇠구슬이 날아든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화물연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범행 의심차 특정해 압수수색

부산경찰청은 29일 오전 화물연대 집회가 이뤄지고 있는 부산신항 화물연대 천막과 방송 차량, 화물연대 김해지부를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은 29일 오전 화물연대 집회가 이뤄지고 있는 부산신항 화물연대 천막과 방송 차량, 화물연대 김해지부를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은 29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시 강서구 부산신항 일대에 설치된 화물연대 천막, 방송차, 화물연대 김해지부 등을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오후 부산신항 인근에서 운행 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 화물차 2대에 쇠구슬로 추정되는 둥근 물체를 쏜 사건과 관련해서다. 이 사건으로 화물차 운전자 2명 중 1명은 차 앞 유리 파편이 튀어 목 부위를 다쳤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경찰은 남은 쇠구슬과 범행 용의차 운행일지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 전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쇠구슬이 날아온 곳으로 의심되는 화물연대 소속 방송차를 특정했다. 해당 차는 피해 화물차 2대의 맞은편 도로에서 달려오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차에서 쇠구슬을 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앞서 경찰은 범행 현장 도로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지름 1.5㎝ 크기 쇠구슬 2개를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런 물증을 바탕으로 지난 28일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지난 26일 부산신항에서 운행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를 향해 날아든 쇠구슬 사건 관련, 경찰이 범행 현장에서 발견한 쇠구슬.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29일 화물연대를 압수수색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 26일 부산신항에서 운행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를 향해 날아든 쇠구슬 사건 관련, 경찰이 범행 현장에서 발견한 쇠구슬.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29일 화물연대를 압수수색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하지만 경찰은 새총과 같은 쇠구슬을 쏜 도구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2009년 화물연대 운송거부 당시 경북 경주와 포항에서 참가자들이 비참여 화물차를 향해 새총으로 쇠구슬을 쐈다가 검거된 적이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화물연대 측 협조로 별다른 마찰 없이 진행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특정되면 재물손괴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날계란·라이터까지 투척…비조합원 노린 범행 계속

경찰이 29일 오전 확보한 라이터 파편. 이날 화물연대 소속 한 조합원은 운행 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에 던져 화물 운송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이 29일 오전 확보한 라이터 파편. 이날 화물연대 소속 한 조합원은 운행 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에 던져 화물 운송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사진 부산경찰청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가 29일로 엿새째 접어든 가운데 비조합원 화물차에 쇠구슬뿐만 아니라 날계란·라이터까지 날아들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 A씨를 업무방해 혐의, 조합원 B·C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각각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45분쯤 부산신항 선원회관 앞에서 운행 중인 비조합원 화물차 앞유리에 라이터를 던져 화물운송을 방해한 혐의다. B·C씨는 당시 경찰이 A씨를 체포하려고 하자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7일 오후 11시49분쯤 부산시 남구 신선대부두 앞 도로를 운행 중인 비조합원 트레일러 앞 유리창에 계란이 날아드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 7시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도로에서는 달리는 화물차에 승용차가 접근, 날계란 2개를 던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20대 화물연대 조합원을 특정, 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빨간불에도 통과하라” 늘어나는 에스코트 요청

지난 26일 오전 2시쯤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를 호송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지난 26일 오전 2시쯤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를 호송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조합원 화물차 운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화물차가 화물연대 조합원 모여있는 부산신항 인근 도로를 지날 때 경찰은 “적신호도 통과하라”고 지령을 내리기도 한다.

화물차 안전 운행을 위한 호송 요청도 늘고 있다. 부산경찰청과 경남경찰청이 지난 24일 화물연대 운송거부 돌입 이후 최근까지 호송 요청을 받아 에스코트한 화물차량만 72대로 집계됐다.

최근 호송 현장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트레일러 기사 A씨는 “신항 삼거리부터 항만 입구까지 구간은 가장 빨리 지나고 싶으면서도, 차에 뛰어들 듯 위협하는 조합원 때문에 가장 힘든 곳이다. 번호판을 찍어 보복할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화주 측 관계자는 “새벽을 틈타 경찰 호송까지 받아가며 일을 해야 하나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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