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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손흥민에 다가가 셀카…분노 부른 가나 스태프의 비매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월드스타와 사진 찍을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걸까. 가나 축구대표팀의 한 관계자가 아쉬운 패배로 눈물 흘리는 손흥민(30·토트넘) 옆에서 '셀카'를 찍는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샀다.

 가나전 패배 후 슬퍼하는 손흥민(가운데)에게 다가와 '셀카'를 찍고 있는 한 스태프(왼쪽)의 모습. ESPN 중계화면 캡처

가나전 패배 후 슬퍼하는 손흥민(가운데)에게 다가와 '셀카'를 찍고 있는 한 스태프(왼쪽)의 모습. ESPN 중계화면 캡처

미국 ESPN의 축구 전문프로그램 ESPN FC는 29일(한국시간) 새벽 공식 트위터에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면서 "가나 대표팀 스태프가 경기 후 '진짜로' 손흥민과 셀피(selfie)를 찍었다"고 썼다. 글 뒤에는 난감한 표정으로 땀흘리는 이모티콘도 붙였다. 전 세계로 송출된 월드컵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노출돼 한국 팬들에게도 공분을 산 장면이다.

한국은 지난 28일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라운드에서 가나에 2-3으로 분패했다. 전반까지 0-2로 뒤지다 후반 13분과 16분 조규성의 잇따른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23분 다시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에게는 그 누구보다 간절한 승리였다. 그는 ESPN이 선정한 '카타르월드컵 최고의 선수 50인' 중 13위로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수퍼스타다. 이달 초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았지만, 세 번째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특수 마스크까지 쓰고 출전을 강행했다. 그러나 가나전이 아쉬운 패배로 끝나자 끝내 눈물까지 흘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과 인사를 하던 가나 대표팀 스태프들도 그런 손흥민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가나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가나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단 한 명이 문제였다. 검은 모자를 착용한 가나 스태프 한 명이 고개 숙인 손흥민의 곁으로 다가왔다. 이어 다른 스태프들과 얘기하고 있는 손흥민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흥민이 나온'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미처 눈치채지 못한 손흥민이 그 스태프의 휴대전화를 쳐다보지 않았는데도 홀로 포즈를 취하면서 촬영을 시도했다. 손흥민의 감정과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매너'였다. 뒤늦게 상황을 눈치 챈 같은 팀 동료 스태프마저 한 손으로 저지하며 비난의 눈초리를 보냈을 정도다.

이같은 가나 대표팀 스태프의 경거망동에 전 세계 축구팬이 손가락질했다. 나이지리아 국적의 한 팬은 "(한국이 아닌) 나이지리아에서도 이런 행동은 비난 받을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팬은 "자신의 국가를 상징하는 색의 옷을 입고 공식적으로 그라운드 출입을 허가 받은 사람으로서 보기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일부 가나 팬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대표팀 스태프라기보다 경호요원으로 보인다"며 철저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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