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무승 징크스가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리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석패했다.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꼭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친 대표팀은 '2차전 무승' 징크스를 깰 기회 또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 축구는 역대 월드컵에서 총 6승(10무 20패)을 수확했으나 아직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이날 가나전까지 포함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을 11번 치른 대표팀은 4무 7패를 기록했다.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터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7로 대패한 대표팀은 이후 68년간 '2차전 무승' 징크스를 이어오고 있다.
'4강 신화'를 썼던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2차전 무승 징크스는 깨지 못했다. 당시 히딩크호는 조별리그를 역대 최고 성적인 2승 1무로 돌파했는데, 한 번의 무승부(1-1)가 미국과 치른 2차전이었다.
1승 1무 1패를 거뒀지만 아쉽게 16강에 오르지 못한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2차전에서는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2차전은 웃지 못했다. 1차전에서 2-0으로 그리스를 격파하며 사기가 오른 대표팀은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 1-4로 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차전에서는 '1승 제물'로 여기던 알제리에 네 골을 내주며 2-4로 완패했다.
직전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은 멕시코와 맞붙은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해 대회 도중 차범근 감독이 물러나는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불가리아(1-1 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스페인(1-3 패), 1994년 미국 월드컵 볼리비아(0-0 무) 등 모두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승점 3을 얻지 못했다.
이처럼 지난 68년간 이어진 2차전 잔혹사를 벤투호가 끊고자 했지만, 이 징크스를 털어내는 일은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넘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