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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살인정권"…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조카도 돌아섰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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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조카 파리데 모라드카니가 영상을 통해 이란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조카 파리데 모라드카니가 영상을 통해 이란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조카가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는 이란 당국을 강하게 비판해 구금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고 지도자의 조카까지 정권을 비판하고 체포됐다는 점에서 이란 정권을 향한 악화한 민심과 이란 당국의 탄압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조카 파리데 모라드하니가 이란 당국을 비판하는 영상은 지난 25일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모라드하니는 이란 정권을 향해 “이 정권은 어떠한 종교적 원칙에도 충성하지 않는다”며 “힘과 무력을 유지하는 것 이외엔 어떠한 규칙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모라드하니는 하메네이의 여동생 바드리 호세이니 하메네이의 딸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는 이란인을 향한 세계의 연대와 지지를 요청했다. 그는 “(이란 정권은) 살인적이고, 어린이를 죽이는 정권”이라고 규탄하며 “당신의 정부를 향해 이런 정권을 지지하길 멈출 것을 요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삼촌인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도 직격했다. “우리는 독재자들의 억압을 언제까지 목격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히틀러와 무솔리니, 카다피, 후세인, 호메이니와 하메네이의 경험으로 충분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란에선 쿠르드족 여대생 마흐사아미니(22)의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 당국은 이에 대한 유혈 진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모라드하니는 이슬람혁명으로 축출된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황제의 부인 파라 디바를 칭찬한 뒤 체포돼 15년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번에 정권 비판 영상으로 다시 체포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AP=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AP=연합뉴스]

모라드하니의 어머니는 이란이 이라크와 전쟁 중이던 1980년대 가족들과 사이가 나빠진 뒤 이라크로 피신했다. 모라드하니의 아버지는 시아파 성직자였으나 이슬람혁명에 반대하는 반체제 운동가로 활동하며 고립된 삶을 살다가 최근 테헤란에서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슬람 당국 고위직의 가족들이 정권에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27일엔 이란 전 대통령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의 딸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인 파에제 하셰미(59)가 정권을 비판했다가 체포됐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이란의 시위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 사항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적인 조사단을 꾸리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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