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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또 좋아요 실수, 몇번째냐"…이재명이 달래도 분노한 친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커도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지는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자신의 공식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남긴 글이다. 이 대표는 8·28 전당대회 이후 두 번째로 남긴 이 글을 통해 “다른 점을 찾아 갈등 분열할 것이 아니라, 같은 점을 찾으며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 대표가 직접 팬카페에 글을 남긴 건 최근 야권 지지층 내부 균열 양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3일 민주당 당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친야(親野) 성향 유튜버 이종원씨(시사타파TV)에 대한 당원 징계 요구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2018년 “(이재명은) 깜냥 안되는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던 이씨를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는데, 최근 이씨가 친야 유튜버 간 다툼에 휩싸이자  징계를 촉구한 것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이씨와 친분이 두터운 정청래 최고위원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팬카페에 “(정 최고위원은) 그동안 이 대표를 위시하기만 했지, 정작 행동한 건 뭐냐”,“이 기회에 이씨와 친분을 끊어 ‘친명’ 인사인 것을 증명하라” 등의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상대적으로 온건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꾸 정 의원을 공격하는 게 이 대표에게 무슨 도움이 되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의 직접 등판에도 민주당 지지층 간의 대립이 수면 아래로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26일 이 대표를 ‘사이코패스’라 원색적으로 비방한 트위터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자, ‘친문 대 친명’ 전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한두 번이 실수지 대체 몇 번째냐. 정말 화난다”, “이젠 이게 문 전 대통령의 진심이구나 의심하게 된다”고 성토했다. 반대편에선 “결국 또 분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악마화하면 좋아할 세력이 누군 줄 정년 모릅니까”, “이재명은 지지자들로 인해 외톨이가 될 수 있겠다”는 글을 남긴 채 이 대표 팬클럽을 떠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6일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방 트윗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 기록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이 26일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방 트윗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 기록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 사법리스크의 여진”이란 해석도 나온다. 비명 성향의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당내 입지가 좁아질수록,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라며 “마치 ‘근본주의자’로 분한 이들의 목소리에, 일반 당원들이 점차 거부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원팀 정신’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의원단 분열에 이어 이 대표 지지층마저 분열하면 사법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더 어려워질 것”(당 지도부 관계자)이라는 판단에서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28일 페이스북에 ‘無信不立’(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란 사자성어를 올렸다. 정청래·이해식 등 다른 친명계 의원들은 SNS에 ‘나는 이재명과 정치공동체다’ 해시태그(#) 달기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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