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민주 내부서도 김·장 커플 비판…"비호감 산다, 말 좀 아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요즘 더불어민주당에서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장경태 최고위원과 김의겸 의원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최근 장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가정 방문을 ‘빈곤 포르노’라고 주장해 여권의 강한 반발을 샀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증언자가 거짓말임을 털어놓자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민주당에서 “두 사람이 정부·여당이 반격할 빌미를 준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비이재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28일 SBS라디오에서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은데도 여야가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공통적으로 나온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들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이 지난 25일 한 라디오에서 “(조명 사용 등 의혹 확인을 위해) 캄보디아 현지에 한 사람이 가 있다”고 했다가 재차 논란을 일으킨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장 최고위원과 김 의원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의원들도 상당수다. 익명을 원한 지도부 인사는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분이 두 사람에게 ‘국회의원이 의혹 제기는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조금 말을 아끼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하고 있다”며 “자칫 앞서나간 발언을 더 했다가 논란을 사거나 여당에게 반격할 빌미를 줄 수 있어 이런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여당은 두 사람의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민주당은 대통령 부인을 스토킹하는 흑색선전 전문 정당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행 비대위원도 28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장 최고위원은 캄보디아에 사람까지 보내 ‘아픈 아이를 찾아 두루마리 휴지라도 보내주겠다’고 조롱했다. 이게 무슨 망발인가”라고 꼬집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지난 22일 저를 고발한 이후에는 방어권 차원에서 계속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익명을 원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계속해서 정부·여당의 역공을 받으면서 당이 부담을 지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당 입장에선 지금이 중요한 시점인데 전선이 흐트러지는 게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임박한 상황인 데다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당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기국회 막바지에서 정부·여당과의 예산·입법전쟁이 남아있어 트집 잡힐 만한 일은 만들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의겸 의원이 회의에 참석해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의겸 의원이 회의에 참석해 있다. 김성룡 기자

당 안팎에서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에 대한 개인적 의혹을 자꾸 제기하는 것도 부담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문제제기는 역풍을 받기 쉽고, 김 여사에 대한 의혹 제기는 자칫 ‘왜 남의 부인을 공격하냐’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며 “중도층의 비호감을 살 수 있는 일은 자제하고 최대한 국정 운영 비판에 집중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