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수도권에 최대 80㎜ 폭우…30일엔 체감기온 영하 14도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오늘(28일) 오후부터 내일 아침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그친 뒤에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등 혹독한 초겨울 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는 늦은 오후부터 전국으로 확대되겠고, 비가 오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며 “수도권과 강원 영서중·북부는 오후부터 밤사이, 그 밖의 지역은 밤부터 내일(29일) 새벽 사이에 시간당 20~30㎜ 안팎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가나전이 펼쳐지는 밤 10시에도 전국 곳곳에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야외 응원시 우산을 꼭 챙겨야 한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충청·전남 동부 남해안·경남 남해안·제주가 20~80㎜를 기록하겠고, 제주도 산지에는 120㎜가 넘는 폭우가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강원 영동과 그 밖의 남부지방에는 10~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내일 비 그치고 찬 공기 유입…모레 한파경보 가능성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비는 내리지만 따뜻한 남풍이 불면서 기온은 전날보다 5도 가량 더 오를 전망이다. 서울은 한낮에 16도까지 기온이 오르겠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12~22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일 비가 그친 뒤에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본격적인 초겨울 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내일 낮 기온은 오늘보다 4~10도가량 낮겠고, 30일 아침에는 전날보다 기온이 15도가량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에 한파경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를 기록하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서울의 체감기온은 영하 14도, 대관령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력한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전라 서해안 지역과 제주도에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에 첫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비가 내리는 동안에는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랐다가 내일 오전에 비가 그치고 난 뒤부터는 북서쪽에서 대륙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젖은 노면이 저녁이 되면 얼어붙으면서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3년 연속 라니냐…춥고 건조한 12월 가능성 

30일 이후 한파특보 예상 시나리오. 기상청

영하권의 추위는 12월 초까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1월에 평년보다 따뜻한 늦가을 날씨가 이어졌던 것과 달리 초겨울인 12월에는 예년보다 매서운 한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기상청은 3개월 장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12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 기온 변화가 크고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운 날씨를 보일 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라니냐가 올겨울까지 이례적으로 3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라니냐는 열대 중태평양부터 남미 해안에 이르는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12월에 라니냐가 나타나면 한반도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자주 유입되면서 기온은 낮고, 강수량은 적은 경향을 보인다.

북극 해빙의 면적이 현재 평년보다 적은 상태인 것도 더 추운 겨울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겨울철까지 해빙이 적은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시베리아와 동아시아 지역에 대륙고기압 발달을 지원해 겨울철 동안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