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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의 80만원 한정판 에세이…자필 사인 아닌 '복붙'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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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AP=연합뉴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AP=연합뉴스

200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최근 발간한 에세이집 한정판에 자필이 아닌 기계를 사용해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고 시인하면서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딜런은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에세이집 ‘더 필로소피 오브 모던 송(The Philosophy of Modern Song)’의 한정판에 직접 손으로 사인하지 않고 서명 전용 기계인 ‘오토펜’을 활용했다면서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오토펜은 백악관 등 각종 정부 기관과 단체, 유명인들이 서명이 들어간 서류를 대규모로 작성할 때 사용하는 기계다.

딜런은 사과문에서 오토펜을 사용한 이유로 건강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들었다.

그는 “수년간 모든 예술 작품에 내 손으로 서명했지만, 2019년에는 심한 현기증을 앓았고 (그 증상은) 팬데믹 시기에도 계속됐다”며 “팬데믹 기간 자필 서명은 불가능했고 현기증은 (그 작업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판) 계약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오토펜을 사용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면서 “관계자들은 예술과 문학계에서 자주 있는 일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계를 사용한 것은 내 판단 오류였다. 즉시 이 문제를 바로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밥 딜런이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 사진 밥 딜런 페이스북 캡처

밥 딜런이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 사진 밥 딜런 페이스북 캡처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딜런은 그동안 각종 논란이 불거졌을 때 직접 해명한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에)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앞서 ‘더 필로소피 오브 모던 송’의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초판과는 별개로 딜런의 서명을 담은 900권의 한정판을 제작한 뒤 600달러(약 81만원)의 가격표를 붙여 판매했다.

이후 일부 팬들은 한정판에 담긴 딜런의 서명이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며 딜런이 직접 서명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한정판에 수록된 딜런의 서명이 진본이 아니라고 사과하고 이를 구매한 모든 사람에게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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