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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톱스타 주걸륜, 알고 보니 NFT 업계 큰손?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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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의 월드컵 중계 vs 콰이서우의 주걸륜 콘서트

주걸륜의 온라인 콘서트 ‘가우회(哥友會)’ [사진 콰이서우]

주걸륜의 온라인 콘서트 ‘가우회(哥友會)’ [사진 콰이서우]

중국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抖音·Tiktok)이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최소 10억 위안(약 1889억 원)을 썼다는 소식이 업계에 전해졌다. 월드컵의 높은 인기를 활용해 업계 1위를 굳히려는 심보가 엿보이는 행보였다.

틱톡의 최대 적수 콰이서우(快手)는 이에 질세라 월드컵 개막식 전날 밤 중화권 톱스타 주걸륜(周杰倫·Jay Chou)의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1월 19일 오후 8시(현지시각)부터 시작된 주걸륜의 온라인 콘서트 ‘가우회(哥友會)’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129만 명, 누적 좋아요 수 10억 5000만 개를 기록했다.

주걸륜의 이번 온라인 콘서트는 틱톡에 맞불을 놓는 콰이서우의 트래픽 확보 전략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주걸륜이 본인이 가진 막강한 IP를 통해 대중에게 그의 메타버스 세계관을 주입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메타버스+NFT+블라인드 박스? '데모 공간' 뭐길래

주걸륜은 사전 공개된 온라인 콘서트 홍보영상에서 “내 노래를 연구하기 좋아하는 친구들은 가서 내 ‘데모’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데모’란 지난 9월 출시된 주걸륜의 NFT 상품 ‘데모 공간(Demo 空間)’을 뜻한다. 콰이서우는 이번 온라인 콘서트 시청 예약 페이지에서 ‘데모 공간’의 체험권을 배포하기도 했다.

‘데모 공간(Demo空間)’ 플레이 화면 [사진 百度貼吧@周杰倫吧]

‘데모 공간(Demo空間)’ 플레이 화면 [사진 百度貼吧@周杰倫吧]

‘데모 공간(Demo 空間)’은 주걸륜이 디지털 소장품* 플랫폼 민트(薄盒Mints)에 만든 메타버스 음악 감상 공간이다. 지난 9월 초 대중에 공개됐으며, 그의 대표 인기곡인 ‘청화자(青花瓷)’, ‘청천(晴天)’, ‘각천(擱淺)’, ‘사랑은 기원전부터(愛在西元前)’와 18년 전 미발매 곡인 ‘뉴욕 지하철(紐約地鐵)’의 데모 버전으로 꾸며졌다.

*중국은 가상화폐의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토큰)와 관련이 없다는 의미에서 ‘NFT’ 대신 ‘디지털 소장품(數字藏品)’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데모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선 디지털 키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팬들이 직접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 디지털 키에는 ‘클래식(經典)’, ‘희귀(稀有)’, ‘레전드(傳奇)’ 세 종류가 있으며, 중국에서 핫한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된다. 블라인드 박스는 20위안(약 3700원)짜리 일반 판과 499위안(약 9만 2800원)짜리 한정판으로 구성되며, 한정판의 판매 수량은 1만 개다.

한정판 디지털 키 [사진 藍鯨財經]

한정판 디지털 키 [사진 藍鯨財經]

블라인드 박스 특성상 팬들은 개봉 전까지 어떤 키를 갖게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통상 일반 판에는 클래식 키 하나가, 한정판에는 클래식 키 하나와 희귀 혹은 레전드 키 하나가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희귀 키와 레전드 키에는 ‘데모 공간’ 입장 외에도 또 다른 혜택이 주어진다. 희귀 키에는 주걸륜이 민트 플랫폼에 만들 또 다른 메타버스 음악 감상 공간 입장권이 부여되며, 레전드 키에는 여기에 더해 향후 출시될 주걸륜 디지털 소장품의 우선 구매권이 부여된다.

CBN 데이터에 따르면 ‘데모 공간’의 디지털 키는 출시 하루 만에 6만 개 가까이 팔렸다. 개 당 20위안으로만 잡아도, 추정 매출은 최소 120만 위안(약 2억 2300만 원)에 달한다.

[사진 인민망]

[사진 인민망]

‘6만’이라는 숫자는 중국의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훨씬 더 대단함을 알 수 있다. 현재 중국은 디지털 소장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으며, 2차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디지털 소장품이 ‘본인만 감상할 수 있는 3D 그래픽’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텐센트를 포함해 중국에서 관련 사업을 접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했을 때, 판매량 6만 개 달성은 성공의 의미가 크다. 나중에 되팔지 못해도, 주걸륜의 데모곡 감상이 가치 있다고 느낀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니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그가 가진 엄청난 IP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주걸륜의 NFT, 투자에서 발행까지…

사실 주걸륜은 메타버스와 NFT가 뜨기 시작했을 때부터 관련 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일찍이 ‘지루한 원숭이’ NFT 프로젝트에 투자했으며, 대만 패션 브랜드 ‘판타시(PHANTACi)’가 발매한 판타베어(幻象熊 Phanta Bear) NFT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올해부터는 직접 NFT 발행에도 참여했다. 주걸륜은 지난 6월, 프랑스 프로축구단 파리 생제르맹(PSG)과 함께 크립토닷컴에 타이거챔프(Tiger Champs) NFT 1만 개를 발행했다. 그러나 타이거챔프 NFT의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나흘 동안 판매량이 1000개도 채안 됐기 때문이다.

타이거챔프로 경험을 쌓은 주걸륜이 두 번째로 시도한 것이 바로 ‘데모 공간’이다. 그는 본인이 가진 강력한 팬덤과 IP 파워를 십분 활용해 ‘데모 공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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