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더탐사’의 한동훈 집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 5명이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찾아갔다. 사진 더탐사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 5명이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찾아갔다. 사진 더탐사

1. ‘청담동 술자리’를 보도했던 유튜브 ‘더탐사’가 27일 한동훈 법무장관의 집까지 찾아갔습니다.

더탐사 관계자 5명이 문을 두드리고 도어록을 만지면서 생중계까지 했습니다. 집안에는 한동훈의 가족이 있었습니다. 한동훈은 더탐사를 주거침입으로 고발했습니다.

2. ‘청담동 술자리’소동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사자인 첼리스트가 경찰에서 ‘남자친구의 추궁을 피하려는 거짓말’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자친구도 인정했습니다. 국회에서 처음 폭로했던 김의겸 민주당의원도 ‘대통령과 관계자들께 심심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3. 정작 더탐사는 오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첼리스트의 경찰 진술이 거짓말이라 주장합니다. 권력의 협박 때문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윤석열ㆍ한동훈의 당일 행적을 모두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집을 찾아간 것도 ‘취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 그런데 더탐사는 스스로 ‘탐사보도’라고 주장하면서 언론의 본분을 망각했습니다.

언론은 흔히 ‘무관의 제왕’이라 불립니다. ‘무관’이란..기자는 벼슬이 아니다..즉 취재활동은 강제력이 없다..는 말입니다. 더탐사는 남의 집에 강제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파트 문앞도 주거침입입니다.

5. ‘제왕’이란 최고의 권력이란 의미입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 언론이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감시견’이라도 권력자의 사생활을 감시하지는 않습니다. 당초 ‘청담동 술자리’ 보도가 의미 있는 것은 ‘김앤장 변호사 30명’때문이었습니다. 윤석열과 한동훈이 술 마시는 건 사생활입니다. 특정 변호사 무리와 같이 마셨다면 이는 대통령ㆍ법무장관의 권력행사와 관련되기에 감시대상이 됩니다.
술자리가 이미 거짓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장관도 없는 장관집에 단체로 몰려간 행위는, 권력감시와 무관한 사생활 침해입니다.

6. 더탐사의 행태는 공인에 대한 취재가 아니라 개인에 대한 집착이 되어버렸습니다.
탐사보도는 취재 중에서도 어려운 영역입니다. 권력비리를 파헤치자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기자가 선입견을 가지면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습니다. 정파성이 강할수록 심합니다.

7. 확증편향은 사실과 다를 경우 음모론으로 자기방어에 나섭니다.
스스로 음모론에 빠져 객관적 사실을 부인하며, 무리한 취재를 강행합니다. 항의하는 취재원을 음모의 주인공으로 간주해 공격합니다.
더탐사가 전형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널리즘의 기본을 되찾기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202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