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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때마다 다른 ‘간’의 띄어쓰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다음 중 ‘간’의 띄어쓰기가 모두 바르게 된 것은?

㉠ 이틀간-서울·부산간

㉡ 이틀간-서울·부산 간

㉢ 이틀 간-서울·부산간

㉣ 이틀 간-서울·부산 간

띄어쓰기는 왜 하는 것일까? 단어들로 엮인 문장 속에서 잠깐 멈추는 시간을 줌으로써 읽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의미의 단락을 구분함으로써 뜻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읽으면서 잠깐 쉬는 곳이나 의미가 구분되는 곳에서 띄어쓰기를 하면 되므로 어려울 게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원칙은 간단하나 규정이 복잡하고 예외도 많아서 우리말에서 띄어쓰기만큼 어려운 게 없다고 할 정도다. 거의 매일 사용하다시피 하는 ‘간’의 띄어쓰길 봐도 그렇다.

‘간(間)’은 시간을 나타낼 때는 붙여 쓴다. 즉 ‘이틀간’ ‘보름간’ ‘한 달간’처럼 시간이나 동안을 나타내는 말이 앞에 올 때는 붙여 써야 한다. 그러나 ‘간’이 거리를 나타낼 때는 띄어 쓴다. 즉 ‘서울과 부산 간’ ‘부모와 자식 간’처럼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과의 거리나 관계를 의미할 때는 띄어 써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서울과 강릉 간 열차가 사흘간 증편 운행된다”처럼 한 문장에서도 ‘간’을 붙였다 띄었다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문법적으론 의존명사는 띄어 쓰고 조사나 어미는 붙여 쓴다고 돼 있지만 단어에 의존명사인지 조사인지 도장이 찍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설명은 무의미하다.

‘간’은 시간일 때 붙여 쓰고 거리일 때 띄어 쓰므로 문제에서 모두 옳은 짝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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