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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대 입학 가능성, 소득 10분위가 1분위의 5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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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김동수

김동수

소득 10분위 학생들의 SKY(서울·고려·연세)대 입학 가능성이 1분위 학생들보다 4.8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공대·KAIST·서강·성균관·한양대까지 포함하면 3.2배가 됐다. 영어구사 능력은 5.5배 차이가 났다. 소득분위는 전체 가구의 소득을 10단계로 나눈 지표로, 10분위로 갈수록 소득이 높다.

구교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원(원장 김동수 석좌교수,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3일 개최한 ‘국민 행복과 삶의 질 향상’ 정책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 교수에 따르면 소득 10분위 학생들의 SKY대 입학 가능성은 1.25%인 반면 1분위는 0.26%에 불과했다. 전체 평균은 0.6%다.

이날 구 교수는 국민의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요소로 교육, 건강, 여가, 관계 등 8개 지표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53년 67달러에서 2021년 3만4870달러로 급증했지만 주관적 삶의 질과 행복도는 여전히 낮다”고 했다. 그 예로 자살률·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점 등을 들었다.

구 교수는 행복도가 낮은 이유를 불평등의 심화와 이로 인한 기회의 양극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경제적 수준이 본인의 건강과 여가, 자녀의 교육적 성취 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분위는 1분위보다 중증·만성질환을 예측할 확률이 1.6배, 여가만족도는 2.6배로 높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도시모니터링센터장에 따르면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서울 자치구는 강남(1위)·송파(2위)·서초(3위)구이며, 제일 낮은 곳은 금천(25위)·도봉(24위)구다. 변 센터장은 “주민 삶의 만족도는 가구소득과 거의 일치한다”며 “20년 동안 점진적으로 개선된 삶의 만족도가 최근 3년 새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은수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회병폐가 크다”며 “평균소득만 높고 양극화가 심한 나라보다 대부분이 비슷해야 행복하기 쉽다”고 했다.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도 “행복은 기대와 현실의 격차”라며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 받고 경쟁하는 사회에선 행복을 느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원장은 “국민의 행복을 실질적으로 키우기 위해선 치열한 경쟁과 비교보다는 사회 각 집단·계층 간의 양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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