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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그런 말 한 적 없다"…'김민재 출전' 해프닝의 진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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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가나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잠깐만. 통역 과정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내 말의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 나는 김민재(나폴리)가 못 뛴다고 말한 적이 없다.”

가나와의 카타르월드컵 본선 H조 2차전을 하루 앞둔 27일, 카타르 도하의 메인메디어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이날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과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참석해 가나전에 임하는 각오와 계획을 설명했다. 한국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을 치른다.

가나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벤투 감독(왼쪽)과 미드필더 황인범. 연합뉴스

가나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벤투 감독(왼쪽)과 미드필더 황인범. 연합뉴스

해프닝은 취재진 질문에 대한 벤투 감독의 답변에서 시작됐다. “1차전에서 황희찬이 뛰지 못했는데, (1차전에서 부상당한) 김민재는 2차전에 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발단이었다. 벤투 감독이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를 사용해 다소 굳은 표정으로 내놓은 답변에 대해 현장 통역사는 “현재로선 선발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통역했다.

그런데 일부 취재진이 ‘선발 출전 어렵다’는 벤투 감독의 답변 뉘앙스를 ‘출전 어렵다’로 받아들이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황인범을 향한 다음 질문이 “황희찬과 김민재가 함께 출전을 하지 못 하는데…”로 이어졌고, 황인범은 “너무나 중요한 두 선수 없이 경기를 나서게 되는 상황이 아쉽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두 사람의 몫을 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을 했다.

김민재는 가나전 하루 전날인 27일 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사이클 훈련을 진행했다. 뉴스1

김민재는 가나전 하루 전날인 27일 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사이클 훈련을 진행했다. 뉴스1

질문과 대답을 조용히 경청하던 벤투 감독이 불쑥 대화에 끼어든 게 이 시점이다. 황인범이 답변을 마무리할 즈음 벤투 감독이 “통역 과정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김민재가 뛰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시점에 이미 일부 언론이 ‘속보’ 타이틀을 붙여 김민재가 가나전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취재진이 “(통역 상의 오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감독이 직접 황희찬과 김민재의 출전 여부를 영어로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벤투 감독은 영어로 “황희찬은 출전하지 못한다. 김민재는 아직 모른다. (경기 당일인) 내일 상황을 보고 아침에 주전으로 기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전 도중 상대 공격수와 경합하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김민재. 뉴스1

지난 24일 우루과이전 도중 상대 공격수와 경합하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김민재. 뉴스1

해당 해프닝이 통역 상의 실수인지, 또는 원치 않은 정보가 알려진 것에 대해 벤투 감독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가급적 경기 중에 교체하지 않는 중앙수비수의 포지션 특성상 ‘선발 출전 어렵다’는 발언이 ‘출전 어렵다’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분명한 건 이번 해프닝을 통해 축구대표팀의 핵심 수비수 김민재의 컨디션이 온전치 못하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됐다는 점이다. 경기 전날 감독이 선발 출전 여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할 정도라면, 혹여 선발로 나서더라도 100%의 몸 상태를 기대하긴 어렵다. 체격과 개인기, 스피드를 겸비한 가나 공격진을 막아설 최적의 방어기로 기대를 모은 김민재의 부상으로 벤투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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