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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주춤, 위중증은 급증…"정부 백신 독려 타이밍 늦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서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접종을 받는 모습. 뉴스1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서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접종을 받는 모습. 뉴스1

“우리 병원 환자들은 지난 3월에 4차 접종을 해서 지금 빨리 추가 접종을 해야 하는데 접종 의지가 많이 떨어져요. 계속 독려하고 있긴 한데 쉽지 않네요.”

지방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최근 동절기 추가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한 환자와 보호자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400여명의 입원환자 중 동절기 추가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30~40% 정도다. A원장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접종을 꺼리는 원인에 대해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4ㆍBA.5를 겨냥한 개량 백신이 도입되는 걸 기다리느라 접종 타이밍이 늦어진 데다가 40~50대 정도 되는 보호자들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장 “지난달 한 차례 유행…겨울철 확산 우려”

27일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가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이 지난달 중순 이미 직원과 환자 사이에서 한 차례 감염 확산이 일어났다고 했다. A원장은 “이달 초까지 많게는 하루에 20~30명 정도 되는 확진자가 나왔다. 지금은 일일 1~2명 정도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잠깐 수그러든 것이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접종률이 낮은 데다가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기에 내년 초까지는 언제든 확산될 수 있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의정부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노동훈 카네이션병원장은 60~70명 정도 되는 입원 환자 중 절반만 접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노 병원장은 “개인적인 입장에선 환자들이 모두 맞았으면 좋겠는데 전반적으로 ‘접종을 해도 걸리고, 걸린다고 해도 증상이 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요양병원 역시 두 달 전 원내에서 감염이 확산됐다고 했다. 그는 “유행 추이를 지켜보던 방역당국이 좀 머뭇거리다가 접종 독려 시기를 살짝 놓친 것 같다”라며 “메시지 전달이 빨랐으면 접종률이 더 올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문가 “정부 백신 독려 타이밍 늦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7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방역 당국이 동절기 추가접종률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접종률은 지지부진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17.7%로 여전히 10%대 접종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접종률은 20.6%다.

접종률이 이처럼 저조한 배경에는 정부의 대응이 안일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2일 자신의 SNS에 “재유행 선언 시점에 따라 백신 접종의 동력도 달라지게 되는데 이미 10월 말 재유행 신호가 보였음에도 정부가 11월에서야 7차 유행을 공식화했다”며 정부의 대응이 아쉬웠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이번 주가 7차 유행의 정점 구간이라고 판단한다”라며 “재원 중환자 수는 600~700명대까지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익명을 요청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쓴소리가 나온 이후에서야 질병청에서 ‘동절기 추가접종 집중 접종 기간’이나 ‘고위공직자 릴레이 접종’ 등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라며 “애초부터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할 게 아니라 고위험군을 집중 대상층으로 잡아 적극적인 홍보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중환자 400명대…질병청 “접종률 50~60%까지 올리겠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8일 419명을 기록한 이후 8일째 400명대다. 사망자는 11월 1일 이후 이날까지 누적 1193명이 발생해 770명을 기록한 10월 대비 54.9%가 증가했다.

질병청은 “범정부적ㆍ전방위적으로 대응한 결과 일평균 백신 접종자 수가 11월 1주 3만4000명에서 11월 4주 7만9000명까지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접종 집중운영기간인 다음 달 18일까지 60세 이상 고령층은 50%, 감염취약시설은 60%까지 접종률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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