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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탄다" 신고했는데 사망자 5명…양양 추락 헬기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성 2명, 주유 담당 1명 신고 누락 

27일 강원 양양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로 탑승자 5명이 숨진 가운데 애초 탑승자 명단에는 2명만 기재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사고로 숨진 민간 헬기업체 소속 기장 이모(71)씨 등 2명 외에 탑승자 3명의 정보가 비행계획 신고에서 누락된 것이다. 이 때문에 사고 직후 소방당국을 포함한 관계기관이 구조에 혼선을 빚었다. 탑승자 명단에서 빠진 3명은 업체 소속 주유 담당 20대 1명과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이다.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마친 뒤 추락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마친 뒤 추락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양양공항출장소에 따르면 기장 이씨는 27일 오전 8시51분쯤 양양공항출장소에 전화를 걸어 비행계획서와 탑승자 명단을 알렸다. ‘이○○외 1명’이라고만 통보했다. 비행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3시간, 비행 지역은 속초·고성·양양 지역으로 접수했다.

앞서 속초시는 지난 25∼26일 동해안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산불이 잇따르자 강원도로부터 계도 비행 요청을 받았다.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면 산불위험도와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공중에서 방송으로 산불 위험을 알리고 산불 발견 즉시 초동 진화하는 비행 활동을 말한다. 이에 사고 헬기는 강풍이 잦아든 이날 오전 계도 비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륙 장소는 속초시 노학동에 있는 계류장(구 강원도 수련원 주차장)으로 비행계획서에 따라 속초·양양·고성을 돈 뒤 출발 위치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27일 오전 10시 50분께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임차 헬기가 추락한 가운데 헬기 파편이 약 200m 주변 논바닥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10시 50분께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임차 헬기가 추락한 가운데 헬기 파편이 약 200m 주변 논바닥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속초·양양·고성 3시간 돈 뒤 착륙” 통보 

양양공항출장소는 2분 뒤인 8시 53분께 상급 기관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관제 시스템에 해당 내용을 입력했다. 항공기 운항을 위해 필수로 접수하는 비행계획서는 시스템 입력이나 팩스, 유선 통보가 가능하다. 강원 소방본부 관계자는 “항공법상 유선으로도 비행계획서 접수가 가능하다”면서도 “민간인이 헬기에 탑승할 경우 보고를 하고 타야 한다. 탑승자 정보를 누락하거나 잘못 기재할 경우 사고 발생 시 구조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비 불량이나 조종사 과실 등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항공당국 관계자는 “비행계획서 제출 시 어떤 경위로 잘못 제출한 것인지는 사조위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여성 2명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28일 부검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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