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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를 '상암'으로 만든다…400명 붉은악마 가나전 올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지난 24일 우루과이와의 카타르월드컵 본선 H조 1차전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 붉은악마 영상 캡처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지난 24일 우루과이와의 카타르월드컵 본선 H조 1차전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 붉은악마 영상 캡처

“경기장 내 한국을 응원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그라운드 밖 분위기를 지배하겠습니다. 서포팅 대결만큼은 가나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와 맞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지난 25일 도하 시내에서 만난 이중근 붉은악마 의장은 차분하면서도 결연한 표정으로 “가나전(28일 오후 10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장외 대결에서 압도해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다했다.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직후 손흥민이 붉은악마 앞으로 다가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직후 손흥민이 붉은악마 앞으로 다가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현지 응원을 위해 한국에서 건너온 붉은악마는 400여 명에 이른다. 월드컵 기간 중 카타르의 숙소 대란 탓에 한 곳에 모여 생활하진 못 한다. 도하 시내에서 버스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위성도시 알코르를 비롯해 여기저기 나뉘어 거처를 잡았다고 했다.

붉은악마는 25일 축구대표팀 숙소인 도하 시내 르메르디앙 시티센터 호텔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공수한 2002년 4강 신화 20주년 기념 머플러 100장을 축구협회 직원을 통해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해당 머플러의 무게만 총 18㎏에 달했다.

이중근 의장은 “20년 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실현한 4강 신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중요한 경기를 앞둔 우리 선수들에게 ‘여러분의 등 뒤에 붉은악마가 변함없이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붉은악마는 가나전 당일 관중석을 찾은 축구 팬들과 공조해 응원할 예정이다. 사진은 우루과이전 당일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축구팬들. 뉴스1

붉은악마는 가나전 당일 관중석을 찾은 축구 팬들과 공조해 응원할 예정이다. 사진은 우루과이전 당일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축구팬들. 뉴스1

머플러 전달 행사 현장을 함께 한 김홍준 씨는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미드필더 이강인(21·마요르카)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게 나만의 즐거움”이라면서 “선수단 숙소 방문 중에 먼발치에서 이강인이 동료 선수들과 차를 마시는 장면을 봤는데, 그 어느 대회보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무게감을 제대로 느끼는 듯해 흐뭇했다”고 말했다.

2002년 온 국민이 참여한 뜨거운 서포팅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붉은악마는 월드컵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흐름에 따라 서포팅의 수위를 조절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전·후반 90분 내내,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응원해 상대국 팬들의 기를 눌러 놓는다. 다른 나라 축구 팬들로부터 “서포팅만큼은 한국의 압도적인 우승”이라는 찬사를 종종 듣는다.

김홍준 씨는 “중동 원정을 나갔을 때 붉은악마의 서포팅을 방해하기 위해 현지 팬들이 우리가 모인 곳 근처에 대형 스피커를 갖다 놓고 쿠란(이슬람교 경전) 암송 테이프를 크게 튼 적도 있다”면서 “그래도 꿋꿋이 서포팅을 지속하자 결국 단념하고 철수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여주더라”며 경험담을 전했다.

우루과이전 당일 한국에서도 축구 팬들이 참여해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우상조 기자

우루과이전 당일 한국에서도 축구 팬들이 참여해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우상조 기자

1998년 프랑스 대회를 시작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7번째 경험한 반우용 씨는 “카타르에 건너온 400여 명은 규모 면에선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을 수도 있지만 서포팅에서만큼은 일당백을 해내는 스페셜리스트들”이라면서 “모두가 1원 한 푼 지원 받지 않고 각자의 시간과 비용, 열정을 쏟아 부어 이곳에 왔다. 축구대표팀의 승리 가능성에 0.1%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로 사서 고생하는 분들”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우루과이전에서 한국이 우리만의 흐름을 유지하며 무승부를 이끌어 낸 이후 붉은악마의 사기도 한층 올라갔다. 이번 대회 첫 승에 대한 기대감 또한 마찬가지다. 이중근 의장은 “우루과이전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지난 4년 간 갈고 닦은 우리 대표팀의 경쟁력이 기대 이상이어서 흐뭇했다”면서 “가나전이 16강으로 가는 통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붉은악마도 선수들과 뜻을 모아 총력전으로 힘을 싣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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