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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색 심정 느껴봐라"…한동훈 도곡동 집 도어락 누른 '더탐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동훈 법무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유튜브 채널 ‘더탐사’ 관계자들이 한 장관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찾아가 도어락 잠금해제를 시도하고 이를 생중계했다.

더탐사 유튜브 생중계와 경찰에 따르면 더탐사 강진구 대표 등 취재진 5명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한 장관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 5명이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찾아가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더탐사 유튜브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 5명이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찾아가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더탐사 유튜브

이들은 아파트 정문에서 “저희가 강제 수사권은 없지만, 경찰 수사관들이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한 기자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를 한 장관도 공감해보라는 차원에서 취재해볼까 한다”며 “정상적인 취재 목적의 방문이고 사전에 예고하고 방문하는 것이라 스토킹이나 다른 걸로 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 5명이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찾아가 도어락을 만지고 있다. 사진 더탐사 유튜브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 5명이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파트 현관 앞까지 찾아가 도어락을 만지고 있다. 사진 더탐사 유튜브

이들은 아파트 공동 현관을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장관의 거주하는 층으로 올라간 뒤 현관문 앞에서 벨을 누른 후 “한 장관님 계시냐” “더탐사에서 취재하러 나왔다”고 소리쳤다. 이들은 “주거침입일 게 뭐 있나. 들어올 수 있게 돼 있었다”라고 말하면서 현관문의 도어락을 만지기도 했다. ‘지문을 입력하세요. 다시 시도하세요’라는 도어락 음성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더탐사 일행은 한 장관 자택 앞에 놓인 택배물을 살펴본 후 “우편물이 다 부인 이름으로 돼 있다” “한 장관은 여기 안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취재하러 온 것도 있다” 등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집 안에서 인기척이 없자 1분30초 뒤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이후 강 대표는 “우리가 사전에 허락도 양해도 없이 집 앞에 다녀가 한 장관이 굉장히 기분 상할 수 있다”면서도 “나는 나 혼자 있을 때 무려 경찰관 7명이 와서 샅샅이 다 훑었다”고 말했다.

당시 자택 안엔 한 장관 부인과 자녀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누군가 찾아와 유튜브 촬영을 하고, 주거침입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한 장관은 이후 공동주거침입과 보복범죄 등 혐의로 더탐사 취재진 5명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타인의 현관문 도어락에 손을 댄 것만으로도 주거침입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대구지법은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 도어락을 열려고 한 60대 남성에게 주거침입 혐의 등을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주거침입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미수범도 처벌한다. 이러한 행위를 2명 이상이 공동으로 했을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들이 27일 수서경찰서를 방문해 경찰의 수사 방식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 더탐사 유튜브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들이 27일 수서경찰서를 방문해 경찰의 수사 방식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 더탐사 유튜브

더탐사는 한 장관이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변호사들과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매체다. 그러나 의혹의 핵심 제보자였던 첼리스트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한 거짓말”이라고 진술하며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이 매체는 또 한 장관의 퇴근길 승용차를 약 1개월간 뒤쫓은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에 웹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올리며 ‘윤(대통령), 한(장관) 등이 때려 죽어도 싫으신 분’ ‘압수수색에도 의연하게 대처 가능한 분’ 등의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수서경찰서는 한 장관 스토킹 혐의와 관련해 더탐사 기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려했지만 기자가 불응해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탐사 측은 한 장관 집 방문 이후 수서경찰서를 찾아가 항의하는 장면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이들은 “경찰이 일요일(27일) 오전 9시 6개월밖에 안된 저희 신입기자 집을 방문해 집 밖으로 나오라고 요청했다”며 “압수수색을 하러 왔다는데 거짓말 같아서 답변을 들으러 왔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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